“동아와 화해할 마지막 기회”
10월 마지막 날, 서울 인사동 초입의 한 건물에서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33년간 모진 세월을 살아온 선배 기자는 온화했지만 또한 단단하고 확고했다. 세월의 더께 때문일 것이다. 그는 동아일보에 대한 여전한 애정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리곤 동아일보에 대해 오랫동안 얘기했다. 정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다.-언론계에선 진실화해위 보고서에 따라 동아일보와 동아투위의 향후 관계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모든 걸 다 바쳤던 언론사입니다. 어떤 형식이든 대화를 하고 싶죠. 동아일
“구본홍씨는 YTN을 너무 모릅니다”
김용수 부위원장(방송기술)은 최근 YTN 사태로 마음고생이 심하다. 몸무게는 3kg이나 줄었고 술은 늘었다.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 그저 ‘좋은 사람’으로 통하던 그지만 어느 샌가 얼굴에는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근심’이 자리했다.“이런 일을 처음 겪어서…선·후배 사이에 막말이 오가고. 난처하죠.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는데…”그에게 YTN은 삶의 전부다. 부산 출신의 김 부위원장은 지난 1993
“내 손으로 만든 곳, 잘 해결될 겁니다”
‘이길 수 있을까. 아무도 안 다칠 수 있을까.’박진수 영상취재팀 기자는 이런 생각으로 90일 동안 매일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했다. 입사 13년 차, 평범했지만 만족했던 그의 인생에 불현듯 불청객이 찾아들어 그와 동료들에게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그에겐 말 그대로 불청객이었다.스스로를 ‘게으른 기자’라고 말한 그는 아침마다 열리는 ‘구본홍 출근 저지 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내가 나가지 않으면 동료가 다친다&rdq
“후배 앞세우지 않으려 나섰는데…”
“후배들을 앞세운 비정한 선배가 되지 않으려고 함께 나선 것인데, 돌아온 건 해고라는 칼부림이었어요. ‘하늘도 참 무심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조승호 기자(정치부 취재기자·국회반장)는 6일 자신의 해고 소식을 처음 접한 뒤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먹먹해진 가슴을 부여잡고 무작정 걸었다. “해고가 될 만큼 그리 무지막지한 일을 했던 건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 기자는 가족들과 울산에 계신 부모님 얼굴을 떠올렸다.인사 발령 사실은 쉽게 인정되지 않았다. 7일
“지면 비판 피하지 않겠다”
한겨레 제3대 시민편집인에 이봉수 세명대 교수(저널리즘스쿨 대학원장)가 선임됐다. 지난 1월 2대 시민편집인 임기를 마친 김형태 변호사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이 교수는 한겨레에서 경제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이 교수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비판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신문 지면을 비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피하지 않겠다”면서 “10년 가까이 쓰고 있는 신문과 방송에 대한 모니터링 일지가 한겨레 비판에 대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민편집인
“IFJ, 한국 기자들과 함께 싸우겠다”
언론관련 행사 차 방한한 짐 보멜라 IFJ 회장(사진)이 7일 한국기자협회를 찾았다. 보멜라 회장은 15년간 IFJ 활동을 해오다 지난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10년까지다. 가디언과 트리뷴 등에서 프리렌서 기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다음은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보멜라 회장과 경향신문·YTN 등 10여명의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이다. “IFJ, 한국 기자들과 함께 싸우겠다” / 짐 보멜라 IFJ 회장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소개를 부탁드린다 오늘 I
“독립언론으로 오랫동안 남아주길”
“3개월도 못 버틴다고 했어요. 금방 망할 거라고. 하지만 1년이 넘도록 살아있습니다.”지난 11일 시사IN 창간 1주년 기념행사를 마지막으로 퇴임한 문정우 초대 편집국장. 그는 ‘살아남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정신없이 마감에 쫓기다 보니 벌써 1년. 힘든 일도 많았고 동시에 기쁜 일도 많았다. 그래서 마지막 편집국장 편지에 이렇게 썼다. “고생 끝, 행복도 끝”이라고.홀가분해 보였다. 이제 시사IN이 두 발로 당당히 섰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1
“재벌총수 비도덕적 행태, 일침 가해야죠”
경향신문 온라인뉴스센터 조완제 차장이 인터넷 신문인 경향닷컴(www.kahn.co.kr)에 연재 중인 테마기획 ‘조완제 기자의 재계 엿보기’가 네티즌들의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재계 엿보기는 재벌가와 재벌 총수의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쓴 글로 매주 수요일 한 차례씩 게재되는 기사형 칼럼. 재계의 풍문을 추적하는 기사를 경향닷컴에 연재해보라는 선배의 권유가 동기가 됐다. 지난해 4월30일 첫 기사를 쓴 이후 지금까지 모두 73꼭지를 게재했다. 재벌과 관련된 소재는 민감한 데다 확인하기가 어려워 처음엔 머리
“취재보다 생명이 우선이죠”
취재 중이던 기자가 술에 취해 바다에 빠진 20대 여성을 구조해 화제다.주인공은 인천일보 사진부 박영권 기자(차장).박 기자는 지난달 26일 오후 2시30분쯤 인천시 중구 월미도에서 취재를 하던 중 한 여성이 바다에 빠져 떠 있는 모습을 보고 시민과 함께 구조했다.평소 데스크를 맡고 있는 박 기자는 이날 1면용 스케치 사진을 찍기 위해 현장에 직접 나섰다.회사 근처에 위치한 월미도로 나와 대학생들의 모습을 찍던 그에게 술에 취한 한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술에 취한 여성이 사라진 순간 박 기자는 그 여성이 바다에 빠졌다는 사실을 직감
“이젠 저희가 버팀목 돼 드릴게요”
지난 6일 두 아들이 아버지를 사이에 두고 수술대 위에 나란히 누웠다.중병을 얻은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하기 위해서였다. 세 부자(父子)는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버지는 30년 넘게 사진만 찍어온 사진기자이자 집안의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두 아들은 존경하는 아버지를 잃고 싶지 않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아들이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준 것도 고마운데 제 몸의 일부를 아비에게 주겠다고 나섰을 때 아버지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국민일보 강두모(54) 편집위원의 사연이다. 강 위원의 이런 사연이 언론계에 뒤늦게 알려져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