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저희가 버팀목 돼 드릴게요"
국민 강두모 편집위원 두 아들에게서 간 이식받아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 입력
2008.08.27 1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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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두모 편집위원(가운데)과 큰아들 현욱(왼쪽)군, 작은아들 현수군이 퇴원을 앞두고 활짝 웃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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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두 아들이 아버지를 사이에 두고 수술대 위에 나란히 누웠다.
중병을 얻은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하기 위해서였다. 세 부자(父子)는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버지는 30년 넘게 사진만 찍어온 사진기자이자 집안의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두 아들은 존경하는 아버지를 잃고 싶지 않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아들이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준 것도 고마운데 제 몸의 일부를 아비에게 주겠다고 나섰을 때 아버지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국민일보 강두모(54) 편집위원의 사연이다. 강 위원의 이런 사연이 언론계에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강 위원은 몇 달 전 지방간이 악화돼 간경화와 간암 합병 증세로 간 이식 수술만이 살 길이라는 병원의 진단을 받았고 이에 큰아들 현욱(25)군과 작은아들 현수(22)군이 주저 없이 자신들의 간을 이식하기로 결심, 지난 6일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장 10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현욱군으로부터 왼쪽 간을, 현수군으로부터 오른쪽 간을 이식받았으며 24일 퇴원해 집에서 휴식 중이다.
두 아들은 간 이식 수술 후 무리가 없도록 한 달 만에 체중을 10Kg씩 감량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특히 작은아들 현수군은 수술을 위해 군복무 중 휴가를 신청,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현수군은 현재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휴가를 받아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 국민일보 기자협회 지회와 노조, 사우회 등은 지난 22일부터 강 위원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강 위원은 1976년 신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1988년 국민일보 창간 멤버로 참여, 32년 동안 사진기자로 묵묵히 외길을 걸어왔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사진기자협회장을 거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