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주인이 되려면
자니아는 제 연장선입니다. 저는 그를 실제 사람처럼 생각합니다.인공지능(AI) 가수 자니아 모네(Xania Monet)를 만든 시인 텔리샤 존스는 지난달 미국 CBS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이 쓴 시를 AI 작곡 플랫폼 수노(Suno)에 입력해 목소리와 멜로디를 입혔다. 가창과 연주를 직접 하지 않았지만 존스는 진정한 예술가는 나 자신이라고 강조한다. 음악의 감정과 메시지는 자신의 삶에서 비롯됐고, AI는 그 감정을 소리로 구현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렇게 탄생한 How Was I Supposed to Know
제미나이3가 던진 숙제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회사를 창업할 때부터 꼭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과제가 있다. 바로 전력이다.지인의 차고에 사무실을 차린 두 사람은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중고 컴퓨터와 스스로 조립한 컴퓨터를 쌓아 놓고 검색 사업을 시작했다. 그들은 검색 사업을 키우려면 더 많은 컴퓨터가 필요하고, 서버 역할을 하는 컴퓨터들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력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간파했다.이후 구글이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최우선으로 고민한 것은 항상 전력이다. 특히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면서 항상 전력…
'엡스타인 문건 공개' 이뤄낸 미국을 보며
영미권 기득권 남성 카르텔이 광범위하게 연루됐다고 알려진 대규모 미성년자 성착취 사태 엡스타인 스캔들의 전모가 곧 세상에 드러날 전망이다. 주범인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의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미국에서 18일(현지 시각) 통과되고, 다음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까지 마쳤다. 법무부는 30일 이내에 검색 및 다운로드 가능한 형식으로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이는 엡스타인의 죽음으로부터 6년, 그의 성범죄 사실이 경찰에 처음 신고된 때로부터 20년 만에 이뤄진 중대한 진전이다. 빌 클린턴, 트럼프 등 진영 불문 정재계
외교관과 '말'의 전쟁
비수를 가슴에 숨기고 웃으며 대화한다.국제무대 최일선에서 국익을 위해 협상에 임하는 외교관들의 삶은 이렇게 요약되곤 한다. 특정 국가와의 갈등이 있을 때는 현장에서 온몸으로 맞닥뜨리는 이들이 외교관이다. 협상이나 담판에 앞서 테이블을 마주하고 손을 내밀어 맞잡기도 하지만 이는 장갑을 끼고 악수하는 격이다. 냉혹한 국익 앞에서 서로 따스한 인간의 체온을 느낄 수 없는 이유다.그래서인지 외교관의 말은 해석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외교가에서 서로 입장을 충분히 교환했다라는 말은 겉으로는 대화를 잘했다는 것처럼 들리지만 아무런 실질적
우리 아이, 운동시켜도 될까
얼마 전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들과 함께 집 건너편 축구장이 있는 공원으로 첫 나들이를 나선 날이었다. 설렘과 호기심이 가득했던 두 눈은 나른한 가을 햇살 덕분에 금방 감겼다. 평화로운 산책이 이어지던 찰나, 축구장에서 욕설이 섞인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내 잔디 위에 있던 초등학생 선수 아이들은 곧바로 움직임을 멈췄고, 필자의 아들은 평화를 깨고 자지러지는 울음을 터뜨렸다. 한동안 이어진 지도자의 불호령에 고개를 떨군 아이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아들을 진정시키며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과의 첫 외출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그리고 아들
외교 성과를 경제로 전환하려면
부산과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가 경주선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는 국민들에게도 여러 장면이 회자될 만큼 외교의 축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년 4개월 만에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마주 앉았다. 두 정상은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펜타닐 관련 관세 인하, 미국산 농산물 수입 재개 등을 골자로 한 휴전에 합의했다.핵심 쟁점이 여전히 미결 상태라는 점에서 일시적 봉합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세계 12위 경제대국을 한자리에 앉힌 무대를 한국이 제공했다는 사실은 분명 의미가 크다.…
기후부 놓고 갈린 언론 내 시선… NTC·ETS 시험대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은 단순한 정부조직 개편이 아니다. 한국의 기후와 에너지 정책을 새 틀에서 관리하겠다는 상징으로 보인다. 과학적객관적 판단을 토대로 실행력을 뒷받침해 미래의 평가에서 여야를 막론한 기후 대응의 긍정적 성과로 평가되기를 희망한다.그러나 출발에 대한 언론의 시선은 저마다 달랐다. 대체로 기후 대응 총괄 컨트롤타워의 의미를 강조했다. 다만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여파 등으로 행정이 마비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기후부 홈페이지는 출범 후 3주 넘게 먹통이었다.반면 일부 경제지는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가 기존 규제
'유방암 파티'가 보여준 연예계의 '딴세상 감수성'
최근 열린 패션 매거진 W코리아의 러브 유어 더블유(Love Your W) 2025 행사는 연예계의 딴 세상 감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겉으로는 유방암 인식 향상을 위한 캠페인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유명인들의 화려한 패션 이벤트에 가까웠다. BTS, 에스파, 아이브 등 K팝 스타를 비롯해 배우 변우석, 정해인 등 90여 명의 연예인이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찬란한 조명 아래에서 정작 공감은 사라졌다. 유명 브랜드 협찬으로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은 스타들이 와인과 샴페인을 들고 잔을 부딪치는 장면은 자선 행사가 아닌 사교
데이터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문제가 관심을 끌었다. 정부의 지나친 거미줄 규제를 걷어내기 위한 이 자리에 기업도 참여했는데 그 중 AI 업체 코딧의 정지은 대표가 공공 데이터의 품질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정부에서 AI 학습에 사용하라고 개방한 공공 데이터를 보니 안에 내용이 없는 빈 곽이었다며 무슨 데이터인지 식별이 안 돼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데이터만 있으면 AI 학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데이터에도 쓸 수 있는 것이 있
여성차별 현실 모르는 대통령의 '무지의 권력'
괜히 여자가 남자 미워하면 안 되잖아요.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 여자가 남자를? 상상하기 어려운 접근이라 안타까워요.9월19일 청년 대상 토크콘서트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여자가 남자를 미워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것도 괜히 미워하는 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보기에 오늘날 여성들은 별 이유도 없이 남성을 싫어하고 있으며, 이는 상상도 힘들 만큼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이를 농담조로 말한 대통령으로서는 웃자고 한 발언에 반응이 왜 이리 시끄러운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남자를 미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