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크리에이터 시대, 언론이 선택해야 할 길
2026년, 전통 언론은 기로에 서 있다. 젊은 세대의 절반가량이 소셜미디어를 주요 뉴스 소스로 삼고, 기성 언론사가 아닌 개인 크리에이터로부터 신뢰와 진정성을 찾는다. 이 변화 앞에서 언론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미탈리 무케르지 소장과 노스웨스턴대 제레미 길버트 교수는 크리에이터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자들은 언론사 이름이 아닌 개인을 따른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길버트 교수는 더 나아가 언론사를 크리에이터와 지원 서비스의 결합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뉴욕타임스가 기자를 영상 크리에이터
여성노동에 대한 언론 보도가 놓치고 있는 것들
여성운동과 여성학이 급부상하던 1980년대만 하더라도, 여성노동은 가장 핵심적인 의제였다. 당시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진 여자 대학원생의 논문 소재가 상당 부분 여성노동일 정도였다. 여성의 노동 해방이야말로 여성문제를 해결하는 최우선 과제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모순이 한층 더 악화된 지금, 오히려 여성노동은 이전과 같은 위치에 있지 않다.언론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소재로 여성노동을 충분히 다루고 있지 않다. 기업과 자본가가 한국 사회는 물론 언론사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윤석열 정부의 반
뉴스는, 지방 주도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제안한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다섯 가지 과제의 제일 앞단을 지방 주도 성장이 차지했다. 국가 운영 패러다임을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 주도로 전환하지 않으면 위기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대통령의 진단은 탁월하지만, 그것을 현실화하는 건 쉽지 않은 숙제다. 경제와 산업, 행정과 재정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할 여론이 형성되고 의제가 확산되는 구조에서부터 요원한 일이다.지방 주도 성장은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 공장을 더 짓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다루는…
내 마음속의 저울
은유적 표현으로서 양팔저울은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상충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내리는 윤리적 판단의 경우, 흔히 저울질에 비유되곤 한다. 법의 여신 디케의 손에 들린 양팔저울은 공평과 정의를 상징한다. 그리고 양팔저울의 작동 원리와 거의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보이는 법리가 있는데, 바로 이익형량이다.이익형량이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으나, 다양한 분야의 소송에서 두루 사용되는 보편적 법원리다. 일례로, 면허 취소공공시설 설치와 같은 행정 분야에서 내려지는 각종 재량적 처분에 대한 적법성 판단 과정에서 공익과 사익 간…
정교분리? 특정종교'만' 문제일까
정교분리는 중요한 원칙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런데 정교분리 선언이라니, 지금이 정말 21세기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일이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통일교의 국정농단 사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통일교라는 특정 종교가 정치적 로비 문제로 회자되기 시작한 건,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부정부패와 연루되면서다. 통일교는 해외 교세 확장을 위해 윤석열 정부 측에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청탁했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 측에 총 80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가 전달됐는데, 전성배씨(건
광장의 목소리를 이어가는 언론의 책임
12월3일 내란 사태 1년을 맞아, 언론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당일의 기억을 환기하고 여러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획 보도를 수행했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당일의 긴급한 상황을 확인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내란 청산의 과제를 탐색하기도 했으며, 당일 국회 앞으로 달려온 여러 시민을 인터뷰하고, 당일의 현장 사진과 아카이브 소개, 1년만에 다시 모인 시민대행진 소식 등 다채로운 기획과 현장 보도가 이어졌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시민들이 가진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과 요구를 볼 수 있었다. 1년 전부터 지금까지 여러 목소리로 울려 제기됐
"국회의원 정치자금 데이터 다운받으세요"
10년도 더 전에 모 국회의원의 정치후원금 회계보고서를 정보공개청구한 적이 있다. 수수료를 내니 선관위가 개인정보 등을 지우고 스캔한 PDF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을 열어보니 이상한 것들이 눈에 띄었다. 주유소에서 이틀에 한 번꼴로 기름을 넣는 데다, 특정 주유소에서 한 번에 50만원, 100만원씩 결제하기도 했다. Ctrl+F를 눌러 주유소에서만 얼마나 썼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PDF 파일이 글자 검색이 안 되는 이미지 스캔이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100장이 넘는 보고서를 종이로 인쇄해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체크
AI 뉴스요약시대, 모노컬처 기사로는 안 된다
인공지능(AI)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산업군에서 기대와 낙관, 우려와 불안이 뒤섞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향후 10~20년 안에 노동(일자리)은 선택사항이 될 것이며 화폐는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의 최신 발언부터 우리나라 교육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대학가 발(發) AI 커닝 사태에 이르기까지 이슈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 정도다. 뉴스생태계도 예외는 아니다. 읽는 인간이 클릭하는 소비자로 바뀐 지 오래고, 독점적인 정보제공자로 군림하던 레거시 미디어가 안정적인 수익처를 잃은 지도 오래다. 근
위기의 시대 우리 언론을 응원한다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불안의 기원에서 우리 대다수가 나 혼자만 고통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나만 빠르게 달리는 차량에서 떨어져 나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배제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더하여 이런 두려움이 단지 상상의 산물만은 아니라고, 실제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상황이 권위를 자랑하는 미디어를 통해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는 현실이 된다고 말한다.그렇게 현실이 된 불안은 우리의 삶을 집어삼킨다. 우리는 불안 앞에 깊이 절망하거나 크게 분노한다. 심지어 우리
"당신은 누구의 편이냐?"
이데올로기(ideology)란 사회를 설명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며 사고와 행동을 연결해 행동강령을 제공하고자 하는 이념 체계를 말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계관, 인간관과 같은 이데올로기의 일관된 체계를 통해 사회 문제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잣대(규범)를 제공받는다. 이 말은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였던 트라시 백작이 펴낸 이데올로기의 요소(Elements dideologie)란 책에서 처음 등장한다. ~ology로 끝나는 대개 낱말들이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 등 과학적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