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씨는 YTN을 너무 모릅니다"
김용수 YTN 기술국·노조 수석부위원장/감봉 3개월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 입력
2008.10.15 15:36:21
김용수 부위원장(방송기술)은 최근 YTN 사태로 마음고생이 심하다. 몸무게는 3kg이나 줄었고 술은 늘었다.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 그저 ‘좋은 사람’으로 통하던 그지만 어느 샌가 얼굴에는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근심’이 자리했다.
“이런 일을 처음 겪어서…선·후배 사이에 막말이 오가고. 난처하죠.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는데…”
그에게 YTN은 삶의 전부다. 부산 출신의 김 부위원장은 지난 1993년 2년3개월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연고도 없는 서울로 왔다.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꿈, 그것 하나 봇짐에 달랑 넣은채. 어렵게 숙식을 해결하며 방송기술학원을 수료했지만 방송사에 입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던 순간, YTN 입사 소식이 전해졌다. 기쁨은 말로 할 수 없었다.
몇 년 뒤 IMF라는 망령이 김 부위원장을 찾아왔다. 회사는 어렵다며 6개월간 월급을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개의치 않았다.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라고 한다면 청소부를 해서라도 남을 참이었다. 그에게 YTN이란 이런 곳이었다.
“구본홍씨는 YTN에 대해 너무 모르고 온 것 같아요. 조직원들이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고 가슴 속에 품은 생각은 무엇인지 그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30년이나 기자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제 손으로 직접 일터를 일군 적이 없기에 구 사장은 YTN 노조의 투쟁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할 것이라고 김 부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YTN 노조의 동력이 ‘동료애’와 ‘애사심’이라고 말한다. 노종면 지도부가 출범해서 노력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사태가 악화일로를 거듭하는 것에 대해 그는 “YTN만 해를 입는 것 같아 슬프다”며 씁쓸해 했다.
‘감봉 3개월’이라는 조치가 고약하다고 여길 법도 하지만, 그는 다른 동료들을 먼저 챙긴다. “생각이 조금 다르더라도 파업을 높은 지지율로 가결시켰다면 집행부에 힘을 보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