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의 황제, 양진호
‘양진호’ 보도로 상을 받게 됐다. 지난 3개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을이 지나 어느새 겨울 속에 있었다. 다사다난했다. 양진호라는 인물에게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하나하나가 ‘독보’적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피해자-가해자만이 아닌, 여러 이해관계와 주변인들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었다. 취재 외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이번 보도는 프레시안 외에도 ‘셜록-뉴스타파’와 공조해서 진행했다. 각기 다른 3사의 이해관계와 보도방식이 존재하는지라, 이를 조율하는 것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지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
“할 수 있겠어? 상대방 변호사만 11명이야.” 제보자는 특정 회사의 낙뢰보호기가 실제로 낙뢰를 막아줄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7년 째 문제의 낙뢰보호기 업체 대표의 사기행각을 경찰과 검찰에 고발했지만, 수사는 항상 지지부진했습니다. 낙뢰보호기 업체 대표가 선임한 변호사는 무려 11명이었습니다. TJB 취재진은 법정 다툼 중인 낙뢰보호기의 기술 문제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다룰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엉터리 낙뢰보호기가 행여나 낙뢰를 맞고 터진다면, 대형 화재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 미반환자
상습 고액체납자들의 집을 뒤지자 고가의 명품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 1년에 한두 번은 꼭 등장하는 뉴스입니다. 지난 14년간 당선무효형을 받은 선거출마자들이 미납한 선거 보전비용은 230억원. 시효 5년이 지나 영영 못 받게 된 돈도 57억원인데, 수십억원의 선거비용을 미납한 정치인의 집을 뒤지는 뉴스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누가’ ‘왜’ 반납을 하지 않고 있는지, 당국은 그들의 집은 뒤지지 않는지 알고 싶었습니다.우선 미납자 명단이 필요했습니다. 선관위는 내놓지 않았습니다. 개인 정보라는 이유였습니다. 품을 팔 수밖에 없었습니다
청와대 특감반 활동 관련 연속보도
하나의 사건이 터지면, ‘겉면’을 보는 것과 ‘내면’을 보는 것,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둘 다 ‘팩트’일 수 있다. 다만, 전자는 진실이 아닐 수 있고, 후자는 진실에 가깝다. 둘 중 언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이번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도 그랬다. 기자생활의 경험으로 알게 된 권력기관의 속성을 비춰볼 때, 청와대 민정 내부에 이상 징후가 있었다. 단순히 행정관 한 명의 개인 일탈이 아니었다. 역대 정권에서 그랬듯, 정부 권력 오남용의 정황이 보였다. 권력 감시는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만
프랑스 내 한국독립운동사 재발견 보도
파리특파원으로 부임하면서 쏟아지는 국제뉴스의 물결 속에서도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는 아이템 발굴을 게을리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지만, 막연했던 이런 목표는 역시나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를 계기로 독립운동의 역사를 프랑스에서 취재하는 행운을 만났다. 이후 여러 훌륭한 취재원들과 깊은 신뢰 관계를 쌓으면서 여러 가지 운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고, 뜻 깊은 기사들을 연속해서 쓸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의 역사를 추적하는 일은 미스터리와 감동이 가득하다. 수십년간 베일에 싸여있던 흔적을 탐문
‘문팬’ 카페지기, 코레일 자회사 이사로
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로운 정권은 없습니다. 정치철학을 공유하는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비판받을 일만은 아닙니다. 매 정권마다 지적돼 온 단순 코드 인사의 문제점은 이제 더 이상 설득적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구체적으로 기준을 제시해 새로운 관점으로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주요 공공ㆍ산하기관의 임원 명단을 살펴보니 유독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코레일유통의 비상임이사 박모씨.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적시된 경력은 모 사교육 기관 실장직 단 하나였습니다. 추적 결과 박씨가 문재인 대통령
대통령 사칭 사기당한 윤장현 전 시장
지난해 9월 믿기 힘든 제보를 받았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보이스피싱에 당해 거액을 뜯겼다는 것이다.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확인했지만 접수된 사건은 없다고 했다. 관심이 멀어져 가던 이 제보는 박진표 사건캡이 지난해 11월20일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한 50대 여성 피의자가 구속됐고 통장에서 윤 전 시장의 이름이 나왔다는 정보를 확보하며 같은달 23일 대서특필된다. 단순 피해자였던 윤 전 시장에 대해 광주일보는 피해시점이 지난 6·13지방선거 경선 과정이었던 점을 감안해 ‘공천 청탁 등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금품을 건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의혹 보도
뉴미디어 시대에도 ‘제보’와 ‘끈기’의 힘은 강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은 ‘누군가’가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을 금융감독원에 제보하면서 회사와 감사인인 회계법인이 공모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사건을 취재할 때도 누군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누군가는 ‘내부 문건’에 등장하는 직원들의 역할을 제보했고, 누군가는 급박했던 삼성바이오의 당시 상황을 제보했다. 회계라는 숫자 속에 숨을 수 있었던 ‘분식’ 의도가 이를 통해 드러난 셈이다. 물론 이름 있는 누군가의 도움도 컸다. 오랫동안 이 사안을 쫓아왔던 참여연대의 회계사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관련 의혹
‘고위 공직자를 감찰하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수사기관에 갑질을 일삼고 골프 등 향응을 받았다’는 믿기 어려운 정보. 팩트 체크에 돌입했다. 취재원 한 명 한 명의 진술로 퍼즐을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소문처럼 떠돌던 이야기는 실체를 드러냈다. 이번엔 특감반원을 접촉할 차례. 경위와 해명을 들었다. 그런데, 사실 관계가 다른 말을 했다. 다시 취재원들을 찾아 헤맸다. 보다 구체적 상황이 하나둘 확인됐다. 청와대 특감반 관계자에게 따져 물었는데, 사실무근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뿌리부터 흔들렸다. 취재범위를 확대해야 했다. 결국 복수의…
KBS ‘특감반 의혹’ 워치독 역할 충실… 광주일보 ‘사기당한 윤장현 전 시장’ 왜곡된 정치구조 드러내
2018년 1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8편이 출품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으며, 엄정한 심사를 거쳐 KBS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관련 의혹등 5편이 힘겨운 수상의 관문을 통과했다. 취재1부문에서는 KBS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관련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사안의 중대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현안 보도로서, 11월 중 보도 가운데 가장 폭발성을 가진 보도였다. 어려운 취재여건에도 불구하고 내부 상황을 잘 정리해 보도했고 감시견인 ‘워치독’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