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보도로 상을 받게 됐다. 지난 3개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을이 지나 어느새 겨울 속에 있었다. 다사다난했다. 양진호라는 인물에게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하나하나가 ‘독보’적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피해자-가해자만이 아닌, 여러 이해관계와 주변인들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었다. 취재 외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이번 보도는 프레시안 외에도 ‘셜록-뉴스타파’와 공조해서 진행했다. 각기 다른 3사의 이해관계와 보도방식이 존재하는지라, 이를 조율하는 것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러한 보도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이러한 복잡한 구조 속에서 사실상 공동보도팀의 팀장격인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는 ‘선한 연대’를 강조했다. 서로 간 사심을 버리고, 하나만을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좋은 보도가 이뤄졌다. 식상한 표현일지 모르겠으나 그것만 바라보고 지난 3개월을 달려온 듯싶다. 그리고 그 ‘선한 연대’로 이어진 ‘좋은 보도’가 수상까지 이어졌다. 한상진 기자는 이번 상을 두고 언론사 간 경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언론사에 의미 있는 족적을 하나 남겼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구속된 양진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회사 내에 양진호의 사람들이 여전히 요직을 맡고 있다. 그들이 양진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임원들을 해고했다. 대기발령 중인 공익신고자도 언제 해고될지 모를 일이다. 더구나 ‘리벤지 포르노’ 문제는 아직 경찰 수사 중이다. 직원 불법도청, 횡령 및 비자금 조성 등의 여죄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좋은 보도’를 이어나가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