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로운 정권은 없습니다. 정치철학을 공유하는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비판받을 일만은 아닙니다. 매 정권마다 지적돼 온 단순 코드 인사의 문제점은 이제 더 이상 설득적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구체적으로 기준을 제시해 새로운 관점으로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주요 공공ㆍ산하기관의 임원 명단을 살펴보니 유독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코레일유통의 비상임이사 박모씨.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적시된 경력은 모 사교육 기관 실장직 단 하나였습니다. 추적 결과 박씨가 문재인 대통령의 팬클럽 ‘문팬’의 창립자이자 카페지기였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에 연루돼 논란이 된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상임이사에 문 대통령이 설립한 ‘부산’의 사무장 출신 인사가 선임됐다는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이후 KTX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오영식 전 사장부터 비교적 주목을 덜 받았던 계열사 비상임이사 자리까지, 낙하산 인사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매 정권마다 반복되던 모습이 되풀이됐습니다.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이래선 안 된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은 인사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낙하산 인사는 정부의 건강성과 연결됩니다. 앞으로도 JTBC는 성역없는 취재를 계속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