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특집
‘식물 국회’ 혹은 ‘동물 국회’. 20대 국회를 수식하는 말이다. 20대 국회는 정말 엉망이었을까? KBS 탐사보도부에 총선 특별팀이 생기게 된 출발점이었다. 무엇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입법부에 대한 감시 결과를 내놓는 일은 언론의 책무라고 생각했다.‘의정 보고서’ ‘비례대표’ ‘공약’ 세 부분으로 나뉘어 취재는 진행됐다. 시작은 조각나있는 국회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일이었다. 의정 보고서 619건, 예산확보내역 1만6759건, 비례대표가 대표 발의한 법안 3475건 등을 전수 조사했다. 현장이 아닌 문서 더미를 누비는 건
추적단 불꽃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 문제의식·열정으로 이슈화… 새 언론 전형 보여줘
출품작 모두가 역작이었다. 현장에서 열정과 땀으로 일군 수작이 많았다. 수상작은 당연히 탁월한 역작이었고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도 발군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제355회(2020년 3월)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41편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출품한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등 6편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특히 조주빈 검거로 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문제 제기에서 마지막 주범 검거까지 집요하게 파헤쳤던 대학생 기자단 ‘추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지난 3월16일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의 핵심인 박사 ‘조주빈’이 검거됐습니다. 이는 한겨레 특별취재팀이 지난해 11월 ‘텔레그램에 퍼진 성착취’ 기획 보도를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의 절반의 달성이었습니다. 특별취재팀의 나머지 절반의 목표는 조씨의 범죄 행각을 낱낱이 고발해 그가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취재팀은 블록체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협업해 경찰이 파악한 범죄수익 외에도 박사의 암호화폐 계좌에 수억원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조씨가 검거 한달 전까지도 여성들을 유인해 성착취 범죄를 일으킨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
안녕하십니까. 추적단 불꽃입니다.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고 상신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 소식을 듣게 돼 놀랐습니다. 기자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한국기자협회 특별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는 지난해 7월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기간 ‘기자란 무엇인가’를 매일 고찰했습니다. 텔레그램 ‘n번방’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를 기사로만 소비할 것이냐, 경찰에 신고해 사건에 개입할 것이냐 기로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되돌아보면, 고민 자체가 사치였습니다. 그 방 안에는 실시간으로 피해를 입는 피해자들이 있었습니다. n
조세정의 시리즈
최소 수억원의 세금을 안 내거나(체납), 안 내려고 꼼수 쓴(포탈) 사람들을 관대하게 처벌하는 법과 제도를 고발했습니다. 체납과 포탈에 관대한 사회는 ‘나쁜 부자’에게 관대한 사회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고액의 세금은 고액의 자산이나 소득이 새로 생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희 보도는 ‘나쁜 부자’ 봐주는 ‘법과 제도’에 대한 고발입니다. 빵 한 조각 훔친 장발장은 감옥에 넣지만, 지능적으로 수백·수천 배의 돈을 빼돌린 사람은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저희 취재는 이 통념이 2020년 납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기사 첫 문장 떼기 전 목표를 적어 넣곤 합니다. ‘도서 벽지 학교’ 기사에선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단순화하지 말 것, 포괄적일 것, 혁신적일 것, 아름다워야 할 것.가닿지 못할 목표, 역시 조금 성공하고 많이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세상의 복잡성을 섣불리 축약하지 않고, 고민을 한 치라도 더 깊이 밀어 나가고, 종이로 펼치는 기사의 첨단을 실험해 보고 싶다고, 마음먹을 수 있었던 것만은 행운입니다. 한 주 한 주 비슷한 마음으로 잡지를 만드는 한겨레21 편집장과 구성원 덕분입니다. 어느 작은 학교가 있다
국회감시 프로젝트 K ‘의원과 법’
4년에 한 번, 만사 제쳐두고 투표장을 찾는 이유는 일 잘하는 인물을 뽑기 위해서일 겁니다. 이렇게 뽑은 20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보도 당시 2만2000건이 넘었습니다. 한 명당 68건. 외견상 일을 많이 한 것처럼 보였는데, 과연 내실은 있었을까요? 시작부터 고난의 행군이었습니다. 2만여건 법안의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을 파일로 정리했는데, 워낙 양이 많다 보니 컴퓨터는 자꾸만 버벅거렸습니다. 눈은 침침하고, 어깨는 결리고, 안 아프던 허리까지 말썽이었습니다. 그렇게 꼬박 5명이 일주일 넘게 매달리고 나서야 법안을 모두…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아파트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코호트 격리된 것 같아요.’ 아파트 전체가 코호트 격리됐다는 제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코로나19 가짜 뉴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던 때라 이 표현을 써도 될지 상당한 고민을 했습니다. 새벽 시간에 대구시, 질병관리본부, 그 어디에도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제보자의 증언과 사진 자료, 관리사무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야 했습니다. 팩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90여명의 신천지 신도가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 46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루, 이틀 만에…
청년 졸업 에세이-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
“청와대를 부산으로 가져오는 거 외엔 답이 없다.” 청년 졸업 에세이…를 취재하며 들었던 말이다. 부산연구원의 한 인구전문가가 해줬는데, 지금은 물의를 빚어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청년 인구 감소 문제의 해답을 요구할 때 전해줬던 조언이라고 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예산들 들여 이런저런 청년 정책을 마련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거다. 수도권에 모든 사회적 역량이 집중된 오늘날의 한국을 근본적으로 해체시키는 것만이 근본적이면서도 유일한 방안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 조언을 들은 오 전 시장은 그에게 “○ 박사, 장난치지 말
서울신문 ‘계급이 된 집’, 부동산 불평등 인한 계급화 분석… 한겨레 ‘노동자의 밥상’, 기본권 침해 고발
제354회(2020년 2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1편이 출품돼 동아일보의 법무부가 비공개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 13인의 공소장 전문(全文) 입수 등 8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미증유의 충격과 공포에 빠진 가운데서도 현장을 누비고 자료를 뒤지며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려고 애쓴 기자들의 흔적이 출품작마다 역력했다.법무부가…는 취재보도 1·2부문에 출품된 15편 가운데 유일한 수상작으로 뽑혔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