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Mr. 병원왕을 찾아라

[제374회 이달의 기자상] 오승목 KBS 탐사보도부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오승목 KBS 기자

“병원이 돈벌이 수단이 되는 게 뭐가 문제죠?” 넉 달 동안 취재하면서 취재진이 직면한 현실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병원은, 의사는, 의대는 돈벌이가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사무장병원 문제를 탐사 취재한다는 것은 병원이 투자의 대상이 되고, 병원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게 왜 문제가 되는지 집요하게 설득해내고 카메라에 담기 위한 노력 그 자체였습니다.


아직 보상받지 못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 피해 유가족들과 제주 치과 휴업사태의 피해 환자들, 그리고 열악한 의료환경을 호소하는 청도대남병원 앞 주민들을 만났을 때 취재 의지는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그들의 슬픔과 고통의 양은 돈을 버는 데 급급한 채 공공성을 잃은 의료가 환자에게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위해였습니다. 사무장병원이 문제가 되는 이유에는 단순히 건보재정 누수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취재에서 만난 사무장병원 이사장이나 사무장들은 처벌을 받는 순간에도 오히려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할 뿐 병원 대부분이 자신들과 같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법과 제도는 병원의 영리화를 금지하고 사무장병원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최초로 입수한 사무장병원 적발 데이터도 그런 현실을 얘기해주고 있었습니다.


보도 이후 의료 공공성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는 온·오프라인 반응을 보고 기획 의도가 잘 전달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에서 우리가 공감하고 지켜야 할 각종 공공성의 1%가 채워졌다면,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부지런히 또 다른 사회의 늪에 시선을 두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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