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다른 가지를 쳐내고 한줄 핵심만 남긴다면 ‘수천억원 이익을 소수가 가져가는 구조를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일 겁니다. 이 질문에 대답은 아직 확정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모두가 답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말로 할 수 없었을 뿐…. 사건 초반 민간 업자와 특정 정치인 측 해명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즉 민간 업자가 큰 위험을 졌으니 큰 이익을 가져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공공이 토지 수용을 해주고 인허가 리스크는 없었습니다. 공공이 리스크를 다 맡아주는 해결사 역할을 했고 민간은 가장 극대화된 수익을 가져갔습니다.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으니 해명은 거짓말이었습니다.
누가 이런 기이한 구조를 용인하고, 방조하고, 동참하고, 아니면 적극 설계했을까요. 공무원들과 도시 공사 직원들의 문제 제기에도 어떻게 이런 기형적인 판이 만들어진 걸까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책임자인걸까요.
저희는 최대한 많은 관련자를 만나고, 당시 문서를 수집하고, 민간 사업자 행적을 쫓고 찾았습니다. 큰돈이 오갔기 때문에 사건의 흐름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있습니다. 힘 깨 나 쓴다는 자들이 돈 냄새 맡고 몰려들어 뒤엉켰습니다. 하지만 큰 줄기는 여전히 ‘누가 이 판을 만들었느냐’입니다. 현재 진행형입니다. 많은 기자들이 매일 소송 위협과 압박을 감수하며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타사 기자들의 날카로운 기사를 보면서 동료 의식과 존경을 느끼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상 주실 수 없어서 저희가 운 좋게 받은 거라 생각합니다. 남은 퍼즐을 맞추고 진짜 범인을 찾을 때까지 다 같이 힘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