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정협의회는 1971년 출범했습니다. 휴대폰과 이메일 등 개인 연락수단이 변변치 않던 그 시절엔 일선 세무서가 조세정책을 홍보하고 민간과 소통하려면 일정한 창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세무서가 민간 기업, 법인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려고 세무조사 등에서 약간의 편의를 제공했을 것이고, 기업과 법인 등은 소소한 답례를 하면서 관계가 이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50년이 지나자 편의와 답례라는 관행은 세무조사 봐주기와 뇌물이라는 적폐가 됐습니다.
이번 취재는 사소한 한마디의 제보로 시작됐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김두관 민주당 의원실의 도움을 얻었습니다. 세정협의회 관련 국정감사를 무마하려는 국세청의 조직적 시도에 대한 증언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선행 취재를 하고 있던 케이제이타임즈 견재수 기자님을 통해선 비리 추적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었습니다.
혹 누군가는 세정협의회 비리가 일부 직원들의 일탈이라고 치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일탈도 권력의 남용이며, 국민 혈세의 낭비라면 마땅히 비판받아야 합니다. 뉴스토마토와 김두관 의원실, 견재수 기자가 서로 도울 수 있었던 것도 ‘견제받지 않는 권력’, ‘국민 혈세의 낭비’에 대해 모두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세정협의회 비리를 보도한 후 국민적 관심이 폭발했습니다. 결국 국정감사를 통해 세정협의회 폐지를 이끌어냈고, 후속 입법까지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에 도움을 주신 분들과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취재 과정에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표, 편집국장, 정치부장을 비롯해 동료 선후배들께 감사드립니다. 묵묵히 뒷바라지해 준 아내와 두 아이에게도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