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the money.” 돈의 흐름을 쫓다 보면 진실이 보인다는 탐사보도의 유명한 격언입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서 자금 흐름에 주목하며 취재에 나선 이유입니다.
시작은 금융정보분석원의 자료였습니다. 대장동 핵심 인물들 사이 100억원의 돈 흐름을 포착했습니다. 취재는 발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돈에 연루된 인물들을 수소문하며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수사권이 없는 언론으로서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그렇게 지쳐갈 때쯤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돈의 종착지가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랜 팩트체크 끝에 첫 보도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의문이 남았습니다. 해당 100억원의 용처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수상한 돈의 정체는 보도했지만, 뭔지 모를 찝찝함은 여전했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습니다.
공전이던 취재의 물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트였습니다. 바로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었습니다. 화천대유에서 나온 100억원이 변호사비 의혹에서 거론되는 S사의 페이퍼컴퍼니와 연결돼 있었습니다. 100억원 가운데 일부가 S사로 흡수된 정황이었습니다.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해 확인된 팩트인 만큼 보도의 파급력은 상당했습니다. 언론이 갖는 취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칫 지나칠 수 있는 검은돈의 흐름을 꼬집고, 검·경 수사에 단초를 제공하는 등 진상 규명에도 일조했다고 자부합니다.
어려운 취재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사회부장, 특별취재팀장, 법조팀장, 경찰팀장 그리고 팀원들께 영광을 돌립니다. 이번 ‘화천대유 100억원 추적기’는 누구 한명의 공이 아닌, CBS 사회부 전체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