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DDT·BPA, 그리고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1980년대 후반부터 많은 주유소에서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단어가 있다. 주유해본 이들 누구나 본 적이 있을 이 단어는 바로 유해 중금속 납이 함유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하는 무연 휘발유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무연 휘발유 사용이 확대됐고, 1993년부터는 납이 포함된 유연 휘발유가 전면 금지됐다. 대기, 식품 등에 존재하는 납이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축적되어온 영향이었다.극히 적은 양에만 노출되어도 정신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포함해
전경련, 정부에 쓴소리 할 수 있나
A그룹 회장은 정권 실세가 밀어준대요. 다른 실세와 연이 닿는 B그룹 회장도 급부상하고 있고요.올해 초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차기 회장 후보를 놓고 여러 풍문이 돌았다. 후보들이 정권 실세와 얼마나 밀접한지가 소문의 골자였다. 후보들이 재계의 신망을 얼마만큼 받는지 등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전경련은 최근 수년 동안 정경유착의 상징으로 통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출연금을 강요한 영향이 컸다. 2016년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은 이 같은 이유로 전경련에서 탈퇴했다.최근에도 의아한 일이
모두를 위한 박물관
만지지 말라는 말은 제게 오지 말라는 말과 똑같습니다.전맹(全盲) 시각장애인이자 서울 맹학교 교사인 이진석씨(44)는 유물에 손대지 말라는 박물관의 금기가 시각장애인에게는 넘을 수 없는 진입장벽이라고 말했다. 촉각으로 세상을 보는 그는 박물관을 차가운 공간으로 보고 있었다. 손을 뻗어 유물에 다가가면 가장 먼저 차가운 유리 진열장이 그에게 닿았다. 2021년 11월 개관 이후 현재까지 약 100만명이 찾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 역시 그에게는 와 닿지 않았다. 두 점의 반가사유상(각각 국보 78호83호) 앞에 둘러쳐진 진입제한선
'내가 낸데'를 버려야 할 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올해 처음 지도자로 발을 뗐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은퇴한 뒤 방송해설위원만 했던 그다. 그동안 프로 코치 경험조차 없었다. 삼성이 아닌 두산과의 첫 동행도 낯설었다. 그런데, 베어스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11연승)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은 덤이다.두산은 현재 치열하게 중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전년도 9위 팀이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전에는 하위권 팀으로 분류됐던 두산이었다. 포수 양의지 재영입 효과만으로 지금의 성적을 설명할 수는 없다.이승
누구의 전쟁인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반을 넘어섰다. 그 긴 시간 국토에서 전면전을 치러온 나라의 참상과 피해를 형용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민간인 사망자만 1만명을 넘어섰으니 전쟁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을지 짐작하기도 어렵다.더욱 비극적인 것은, 이런 희생을 치르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최선의 경우 전쟁 이전으로 국경을 되돌리는 것이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으로선 이조차도 희망에 가깝다.잘 알려진 대로 푸틴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으려는 것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가 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는 상황이다. 그런
허술한 여론조사 보도… ±3.1%p에 숨은 거짓말
22대 총선이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여야 간 쟁점이 터질 때마다 여론조사 보도가 서서히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둘러싼 이른바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이 정치권에 불거졌다. 역시나 이와 관련된 여론조사 보도도 쏟아지고 있는데 尹 지지율, 39.8%양평땅, 수도권 민심에 악영향이란 기사에서 문장 하나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주 대비 0.7% 포인트(p) 하락해 39.8%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연스럽게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 이슈로 인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빠졌
개혁은 수사보다 어렵다
윤석열 정부 교육개혁의 윤곽이 드러났다. 글로컬 대학 30도 그 중 하나다. 글로벌(global세계적)과 로컬(local지역적)의 합성어로, 혁신 의지와 역량을 갖춘 비(非)수도권 지역 대학 30곳을 선정해 1곳당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가 있다.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이 2020년 약 46만명에서 2040년 약 28만명으로 39.1% 줄어든다.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국립대 입학 정원이 26만명인데 이를 다 채우고 2만명 남는 숫자다. 이대로라면 20년 뒤에 비수도권 사립대는 문을 닫아야 할
그런 '보지 않을 권리'는 없다
2012년 6월. 당시 미국 뉴욕에서 살던 20대 초반의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퀴어 축제 인파 속에 섞여 있었다. 한국 사회 전반에 소수자 감수성이 발달하지 못한 때였다. 방송인 하리수나 홍석천만이 떠올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성소수자였기에 게이는 어떻게 생겼을까 말초적 호기심도 일었다. 분명 주변에 없었을 리가 없는데, 왜 그토록 그들은 눈에 띄지 않았을까. 일상 속 존재 가능성을 상상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한국의 정상 규범은 강력했다.편협했던 나의 정상 세계는 요동쳤다. 성소수자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외계인 같은 이들이 아니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는 이들에게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관련 논란과 관련해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는 학자, 정치인 등을 보면서 떠오른 인물이 있다. 바로 과거 일본에서 일명 우라늄 할배로 불렸다는 우라늄 광산업자 아즈마 젠사쿠다. 아즈마는 원자력, 특히 우라늄 광석에 대해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 인물이었다. 한국일본학회지에 2014년 게재된 일본 고도성장기 핵=원자력의 표상과 피폭의 기억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그는 우라늄 채굴로 부를 축적했을 뿐 아니라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우라늄 광석을 섞은 물로 목욕하는 등의 행동으로 유명했다.…
소모전 벌이는 4대그룹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은 끊임없이 경쟁했다. 삼성과 현대는 재계 1, 2위를 놓고 산업화 이후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협업보다는 경쟁갈등이 많았다.이건희 삼성 선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선대 때보다 더 치열하게 맞붙었다. 양측의 갈등은 1995년 최고조에 달했다. 삼성이 그해 삼성자동차를 세우면서 현대차가 장악한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영향이다. 삼성자동차가 프랑스 르노닛산에 매각된 뒤에도 앙금은 해소되지 않았다.양측은 2014년 한국전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