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김혜경 측,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KBS가 단독 보도한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정당과 시민단체들의 고소 고발에 이어 이제는 수사에 놓이게 됐습니다. 취재팀은 2021년 3~10월 사이에 이뤄진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배모씨와 A씨 사이의 텔레그램 대화 내역 등을 제보받았습니다. 취재팀은 신분증과 경력증명서 등을 통해 A씨가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 주무관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A씨 주장에 대해 교차 검증을 진행했습니다.보도의 핵심이 된 소고기 영수증의 경우 2021년 4월13일과 14일에 걸쳐 두 사람이 텔레그램과 전화 통화를 통해 구매 방식과 금액 등을
[이달의 기자상]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
공익신고자가 건넨 동영상 속 배추의 상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이 김장을 하실 때 사용하던 배추, 유통 분야 취재를 하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봤던 배추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었습니다.겉은 무르고, 속은 썩어버린 배추와 무. 영상 속 작업자들은 그걸 칼로 요리조리 도려냈습니다. 그리고 도려내고 남은 배추로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7개월 치 내부보고서를 검토해보니 배추 수율이 50%, 즉 절반을 버린 날이 여러 날이었습니다.하지만, 취재진의 문제제기에 회사 측은 썩은 부분은 도려내 버렸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이달의 기자상] 유권자와 함께하는 '나의 선거, 나의 공약'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은 선거의 주인공이 대선 후보자들이 아니라 시민 유권자들이라는, 평소 외면받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공론화하기 위한 공공 저널리즘적 시도였다.유권자 참여형 대선 정책 기획을 해보자며 특별취재팀을 꾸린 게 지난해 10월이었다. 이후 △기후위기 △주거 △플랫폼 산업 △성평등 △돌봄 복지 △지역균형 등 6가지 정책 의제를 정하고, 138명의 시민 유권자를 섭외해 심층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이들의 발언 전문을 모았더니 200자 원고지로 6335장이 나왔다. 출판계에선 요즘 원고 600~800장
[이달의 기자상]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2021년 10월 남대문시장에서 손정애씨를 처음 만난 날이 생각납니다. 칼국수 한 그릇과 덤으로 주신 비빔냉면을 맛있게 먹으며 70대 현역노동자로서의 자부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손정애씨 삶의 기록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평생 일했으나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구의 아내나 엄마로 불린 사람들, 집안일부터 바깥일까지 쉼 없이 해냈지만 집사람으로만 소개된 사람들, 오늘도 묵묵히 사회 곳곳에서 필수노동을 책임지고 있지만 정확한 직함 대신 아줌마나 할머니, 이모님으로 불리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 싶었습니다.우리
[이달의 기자상] 치킨 공화국의 속살
오늘 치맥할 사람? 저 역시도 심심하면 국민 간식 치킨을 찾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이 가장 많아 치킨 공화국이라 불립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코로나19로 배달 주문이 늘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높은 영업이익률 때문인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숫자는 최근 2년간 부쩍 늘었습니다. 빚 때문에 문을 닫았던 자영업자들이, 더 큰 빚을 내서 치킨집을 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희망 때문입니다.하지만 치킨을 팔아 생긴 수익은, 치킨을 만드는 데 관여한 모든 사람에게 골고
[이달의 기자상] 목포 '옛 동명원' 피해자들의 절규
형제복지원 말고 전남 목포에 동명원이라고 있네요.부산 형제복지원안산 선감학원과 같은 인권유린 시설이 전남에도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인권유린. 현 시대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단어처럼 보이지만, 동명원에서는 최근까지 아주 익숙한 단어였습니다.당시 시대를 겪어보지도, 목격하지도 않은 젊은 기자들에게 비극적인 역사를 취재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취재팀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느새 목포를 벗어나 전국으로 흩어진 피해자들을 추적하는 것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을 만나는 노력은 피해자들 사이에서도 알려져 많은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오미크론이 퍼지던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보도국에서 전화를 받았다.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격리되면 중증 장애인들은 어떻게 하느냐. 특히 시시각각 돌봄을 받아야 하는 이들은 답이 없다. 질병관리청이나 보건소에 문의해도 뾰족한 수를 알려주지 않는다. 중증 장애인이라는 제보자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준엄했다.놀랍고 부끄러웠다. 지역의 감염 상황이나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관한 취재는 여러 차례 했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일상적으로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를 살펴본 적은 없었다. 문제다, 문제가 아니다를 논하기 전에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
SBS·세계일보 '유력 대선후보 검증 보도', 대선 정국에 큰 파급력
제377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 52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1월 출품작들 또한 취재 내용이나 방향 등에서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고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우선 11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월9일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검증 보도를 한 SBS의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 보도와 세계일보의 윤석열 캠프 건진법사 고문 활동 보도 2편이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이재명
[이달의 기자상] 윤석열 캠프 '건진법사' 고문 활동
무속인인 건진법사 전모씨가 윤석열 부부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본지가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들로부터 이 정보를 입수한 것이 벌써 수년 전이다. 이후 전씨가 운영하는 법당의 위치와 사진, 동영상 등을 수소문해 꾸준히 취재 자료를 축적해왔다. 운 좋게 실제 법당에서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마주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전씨로부터 직접 윤 후보의 상담 내용을 들은 사람과도 연이 닿았다. 그때만 해도 윤 후보와 전씨의 관계가 사생활의 선을 넘지 않아 기사화할 일이 없기를 바랐다.충격적인 소식은 윤 후보 캠프에서 들려왔다. 정체 모
[이달의 기자상]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
출발점은 전직 공무원 A씨의 제보였습니다. 자신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5급 공무원 지시를 받아 김혜경씨를 비롯해 도지사 가족을 위한 사적 심부름에 동원된 당사자라는 겁니다. 이미 야당을 중심으로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시작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직접 공식 석상에서 이를 부인한 상황에서 A씨가 건넨 자료들은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엄중하다는 대통령 선거 시국, 못 본 척 지나칠 수는 없었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후보자와 그 가족에 대한 검증은 언론의 책무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의혹을 확인해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