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

[제378회 이달의 기자상] 이문현 MBC 기자 / 취재보도1부문

이문현 MBC 기자

공익신고자가 건넨 동영상 속 배추의 상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이 김장을 하실 때 사용하던 배추, 유통 분야 취재를 하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봤던 배추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겉은 무르고, 속은 썩어버린 배추와 무. 영상 속 작업자들은 그걸 칼로 요리조리 도려냈습니다. 그리고 도려내고 남은 배추로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7개월 치 내부보고서를 검토해보니 배추 수율이 50%, 즉 절반을 버린 날이 여러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의 문제제기에 회사 측은 “썩은 부분은 도려내 버렸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되물었습니다. “이런 배추 쓰는 걸 납품업체도 알고 있습니까? 이 사실을 알리고 계약하실 수 있나요?” 그랬더니 그제서야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해당 회사보다 더 문제라고 생각이 든 건, 이를 방치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였습니다.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해썹’ 업체들에 대한 중간평가도 업체 스스로 ‘셀프 평가’를 하게 해 결과만 제출받고, 해당 업체에 대한 모든 취재 자료를 제공해도 ‘법적 판단이 어렵다’며 과태료 50만원만 물었습니다.


공익신고자를 이렇게 말합니다. “식약처는 업체들에게 썩은 재료를 사용해도 된다는 시그널을 준 겁니다.”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식약처는 MBC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에, 해당 업체에 대한 형사고발을 검토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벌써 한 달 전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끝까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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