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비상계엄 선포로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각계각층에서 터져 나오는 가운데, 언론사 노조들에서도 4일 줄성명이 이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지·본부들은 성명에서 윤 대통령이 3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고 했던 담화 내용을 주어 등만 바꿔 그대로 돌려줬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대통령이 담화문에서 야당 등 국회를 겨냥해 퍼부었던 말을 대통령으로 바꿔 “윤석열로 인해 국정은 마비되고, 국민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 용산은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계엄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되어야 할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독재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윤석열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CBS지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윤석열의 대국민 담화를 그대로 돌려주겠다”면서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만국의 원흉 반국가 대통령은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라고 밝혔다. CBS지부는 “한 바보의 멍청한 ‘계엄놀이’는 막을 내렸고 이제 책임을 물을 시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도 성명에서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은 국회의원도 국민도 아닌 바로 윤석열과 부역자 일당”이라고 일갈하며 “윤석열 반동 세력에 맞서 반드시 언론 민주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엄중한 상황에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요구하며 감시를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SBS본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SBS미디어그룹이 지상파 방송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며 “계엄 사태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위축 축소되거나 편집·편성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발생한다면 ‘용산 전두환’ 윤석열의 부역자라 판단하고 단호히 ‘처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본부 쟁대위는 KBS의 비상계엄 특보가 “보도 참사였다”고 참담해 하며 “지금처럼 경마 중계식으로 여야 공방, 국회, 대통령실 반응, 여야 양측 패널 입장만 나열할 거면 당장 집어치우라. 국민이 왜 윤석열 정권에 분노하고 있는지 이번에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진실을 외면한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KBS와 최재현 보도국장 당신으로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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