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서구의 다른 국가들에 매우 중요한 예시를 보여줬다.”
4일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지켜본 CBC(캐나다방송공사)의 머레이 브루스터 수석 국방 및 외교 특파원은 헌법재판관 8명이 만장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에 파면을 선고하자 상기된 얼굴로 이 같이 말했다. 브루스터 특파원은 “한 국가의 제도가 민주주의를 보호했다”며 “저널리스트로서 이렇게 중요한 장면을 지켜본 것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2025 세계기자대회’ 참가를 위해 52개국에서 온 62명의 기자들은 행사 닷새째인 이날, 다 함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 선고 시작 전 경기 시흥시 시화호를 견학하며 유튜브로 생중계를 보던 기자들은 시흥시가 오찬장에서 아리랑국제방송을 틀어주자 곧장 집중해 방송을 시청했다. 일부 기자들은 사진과 영상으로 관련 장면을 촬영했고, 한국의 상황을 미처 몰랐던 기자들은 다른 관계자들에 관련 정보를 물어보기도 했다.
오찬이 시작된 이후에도 세계 각국 기자들의 취재 열기는 식지 않았다. 서둘러 기사를 작성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이날 오찬을 주최한 임병택 시흥시장에게 공식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도 있었다. 기자들은 파면 선고가 향후 조기 대선에 미칠 영향, 또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 등에 대해 임 시장에게 물었고 그의 답변을 정리해 기사에 인용했다.
임 시장을 인터뷰한 이탈리아 통신사 아젠지아 노바의 지안마르코 볼프 글로벌 데스크 책임자는 “도쿄에 있는 특파원이 이미 한국 대통령 파면을 보도했지만 방금 시장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또 다시 관련 내용을 기록할 계획”이라며 “이탈리아에서도 이번 사건에 관심이 많다. 향후 두 달 안에 한국에서 대선이 치러지고 이 선거가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바꿀 수 있기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파면과 함께 한국기자협회가 환영 성명을 내고, 이를 영문으로 번역해 기자들에게 공유하자 관련 내용을 속보로 띄우는 기자들도 있었다. 시화호를 뒤로 한 채 노트북을 켜고 일하던 체코 경제일간지 호스포다르스케 노비니의 마틴 엘 수석분석가는 “서둘러 기사를 쓰는 중”이라며 “지금 유럽은 새벽이고, 곧 아침이라 이 소식에 대해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으로 기사를 쓰던 필리핀 영자지 마닐라 불레틴의 조나 히캅 기자도 “기자협회 성명을 토대로 기사를 쓰고 있다”며 “헌재가 한국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해 옳은 결정을 내렸다. 이번 대통령 파면은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 각국 기자들은 1일 탄핵심판 선고일이 결정된 이후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후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강한 호기심을 보여 왔다. 4일 아침엔 호텔 로비에 비치된 한국 신문을 훑어보며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령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지안마르코 볼프 글로벌 데스크 책임자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이 한 일은 전 세계를 모두 놀라게 했다”며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의 시스템은 놀랍도록 잘 작동했고, 한국의 민주주의가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이며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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