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35) 산은 산, 물은 물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가을 아침 출근길 소경입니다. 북한산이 먼저 보이시나요? 한강이 먼저 보이시나요? 아니면 아파트가 먼저 보이시나요? 언제나 우직하게 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산. 언제나 낮은 곳으로 일관성 있게 유유히 흐르는 강. 가격이 올라도 걱정, 안 올라도 걱정인 아파트. 저는 솔직히 아파트부터 보이네요. 내년 초면 이사를 가야하기에 마음 한구석에 집에
[뷰파인더 너머] (34) 벌써 두 번째 코로나 가을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땅거미가 대지에 내리는 어느날 가을 저녁. 유난히 짧아진 해는 능선 너머로 잠기고, 도심엔 어둠이 내린다. 하루가 짧아진 착각에 쓸쓸함과 헛헛함, 아쉬움이 교차한다. 이제 가을은 한층 더 깊어지고 바람은 더 선뜻해질 것이다. 이렇게 또 계절은 바뀌어 간다.
[뷰파인더 너머] (33) 한 사람의 시선과 세계를 만나는 일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한노아씨는 사진다큐를 하며 만났습니다. 그는 상업사진을 찍는 작가입니다. 코로나 이후 일거리가 줄자, 지난 4월부터 배달노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스쿠터에 올라 음식배달을 하다 보니,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됐습니다. 노아씨는 시대를 기록하겠다는 소명으로 배달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간 작업을 모아 사진전을 열기도 했지요. 그는 필름으로 찍고 직접 현
[뷰파인더 너머] (32) 기약 없이… 겹겹이 쌓인 피로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600여일이 지났다. 언제쯤 끝난다는 기약도 없는 이 역병의 시간은 어느새 일상이 됐다. 지난주 취재차 코로나19 전담병동에 한나절 머물렀다.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음압병실에 들어가기 위해 전신방호복을 입고 있던 내게 병원 관계자는 거듭 걱정의 말을 건넸다. 그만큼 사람들이 기피하는 공간이구나. 내심 망설였지만…
[뷰파인더 너머] (31) 가을에는 해바라기처럼 둥글게 살아보자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드디어 가을이 왔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우리의 일상에 조금 더 여유를 주는 듯 합니다.올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모든 것을 녹일 듯이 사나운 기세로 우리를 힘들게 했습니다. 내심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코로나19를 녹여 줬으면 하는 비과학적인 희망도 가져봤지만 오히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뷰파인더 너머] (30) 이정표 찾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최근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자사회 내부 결속력도 낮아지고, 각자 살길을 찾는 기자들이 늘고 있다. 기자라는 직업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수백 명의 기자가 같은 출입처, 같은 소셜미디어,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바라보며 비슷한 속보 기사를 쏟아낸다.새로운 시도를 해보려해도 회사는 투자에 대해 비관적이다. 광고협찬에 의존하는 언론 생태계도 우리를…
[뷰파인더 너머] (29) 사진기자의 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땀에 젖은 동료의 등을 바라봅니다. 점점이 생겨난 땀방울이 이내 큰 지도를 그립니다. 양 어깨에 카메라를 걸고 등이 젖든 말든 분주합니다. 땀이 식으면 지도의 가장자리에는 하얀 소금이 내려앉겠지요.코로나19에 재택 할 수 없고, 폭염에 내근할 수 없는 게 사진기자의 일입니다. 현장이라는 최전선에 늘 사진기자가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언론에 대한 적의와
[뷰파인더 너머] (28) 우리들의 거리두기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신규 확진자 수를 보고 있노라면 내일은 얼마나 더 늘어날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숫자만큼이나 상황의 심각성은 취재 현장에서도 피부로 체감된다. 매일같이 마주하는 선별진료소의 대기자 행렬은 시작점이 어디인지 단번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길게 늘어서 있을 때가 많다.폭염특보가 내려진…
[뷰파인더 너머] (27) 구름 위의 산책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올해는 7월에 시작하는 늦은 장마가 왔습니다. 하지만 중부지방에는 장맛비보다는 한낮의 소나기가 자주 내립니다.등산하다 소나기를 만나면 난감합니다. 중도에 포기하고 내려갈지 아니면 계속해서 올라갈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태백산 정상인 천제단에 도달했습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옷은 모두 젖었지만 구름이 발아래 놓인 환상적인 풍경
[뷰파인더 너머] (26) 이 순간 가장 빛나는 청춘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전국의 해수욕장이 개장하며 본격적 휴가시즌에 접어든 7월의 첫날. 푸른빛 바다를 찾아 경포대에 모여든 피서객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 여행을 온 우리의 청춘들도 그러하다.끓어오르는 피, 풋풋한 사랑,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청춘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유례없는 취업난에 주거비용 상승, 막연한 미래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