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17) 갯벌의 물고랑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바다 생명의 핏줄은 검은색 속에서 빛납니다. 갯벌 안에는 끊임없이 흘러가는 생명의 에너지가 담겨있습니다. 작은 조개부터 거대한 고래까지 다양한 생명체들이 끝없이 번뜩이는 색깔들을 선보입니다. 갯벌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미래를 대비하고 요동치는 파도는 언제까지나 움직이며 바다 생명의 핏줄도 끝없이 흘러갑니다. 지구의, 인간의, 동물의, 생명과 삶이 끝없이 맥동하는 바다와 갯벌이 이곳에 있습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곧 시작합니다. 안전하다, 위험하다 왈가왈부 말이 많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자연은 자연 그 자체로 놔두는 것이 가장 큰 보존이라는 것을.


사람의 욕심에 의해 전기를 생산해 내기 위한 원자력 발전소는 우리 자연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자연에서 생긴 원료로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 이 상황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부터 갯벌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체들까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비단 원전 오염수 방류뿐 아니라 환경파괴와 쓰레기 문제까지,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에 자연은 신음하고 있습니다.


바다와 자연의 핏줄처럼 뻗어나가는 갯벌의 물고랑. 그 흐름이 막히거나 사라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의 문제가 아닌, 우리 후손과 미래를 위해 저 갯벌의 핏줄은 계속해서 흘러야 합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이곳에서 다시 찾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핏줄을 따라 헤엄쳐보면 끝없는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부터 자연을 조금만 더 아낀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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