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19) 장마가 그린 보랏빛 수채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습한 여름의 좋은 점을 찾자면 석양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공기 중 부딪힐 입자가 많을수록 빛이 산란되는 정도도 크다. 요즘처럼 대기 중 습기가 많으면 물 입자가 빛을 산란시킨다. 곳곳에 흩뿌려진 태양 빛들은 분홍 보라빛 하늘을 완성하는 물감이 된다.


미세먼지와 같은 오염물질도 석양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입자 크기가 큰 오염물질은 푸른색과 녹색이 제거되고 붉은색만 반사한다. 공기 좋은 시골보다 공장 인근 혹은 도시에서 더 화려한 붉은색 일몰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뜨겁고 축축해질수록, 부딪히고 꺾일수록 아름다워지는 하늘을 기다리며 오늘의 후텁지근함을 견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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