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21) '펄펄' 끓는 36도 폭염에 동물도 힘들어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가마솥 더위에 지친 불곰이 그늘 밑에서 큰 대(大)자로 누워 쭉 뻗어있습니다. 36도까지 치솟은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올해 역대급 폭염에 사람들도 숨이 턱 막히는데 하물며 동물은 어떻겠습니까.
더위로 명성 높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동물들은 내리쬐는 뙤약볕 속에서 폭염과 한바탕 전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호랑이와 불곰처럼 덩치 큰 맹수들은 저마다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찜통 더위에 쓰러졌나 싶어 아이들이 ‘곰아! 일어나~~’라고 소리 지르면 잠시 눈을 껌뻑이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폭염에 지친 동물들을 관리하는 사육사들도 진땀을 빼고 있었습니다. 동물원 측은 더위에 약한 침팬지 등 동물들을 위해 내실 냉방기를 가동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곳 달성공원에서 사육 중인 동물은 약 9414㎡ 면적에 포유류 21종·97마리, 조류 53종·250마리 등 모두 74종·347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토축 성곽인 ‘달성’ 안에 있다고 해서 달성공원이라고 부르는데, 동물원은 1970년에 5월에 개원했습니다.
캐나다 북부와 알래스카, 러시아 시베리아 등 추운 지방에서 서식하는 불곰은 몸에 털이 많아 ‘대프리카’ 무더위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무더위로 신음하는 동물들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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