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에... 지역신문들도 호외로 시민 목소리 전달
"또 검열 세상 살 뻔"… 광주·전남 6개 신문 호외
강원도민, 전광판 통해 디지털 호외도 송출
"TK민심 폭발할 수도" 상반된 대구 여론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지역 신문들도 급히 호외를 내고 지역주민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광남일보와 광주일보, 광주매일신문, 무등일보, 전남매일, 전남일보 등 6개 신문이 호외를 냈다. 이 가운데 광주일보와 무등일보는 비상계엄이 있던 4일 새벽에도 계엄군을 막으려 문을 걸어 잠그고 호외를 만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광주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윤석열 탄핵…국민이 이겼다> 제하의 기사를 싣고 지면 하단에는 1980년 과거 계엄사령부가 검열한 원고 사진을 넣어 편집했다. 당시 김준태 시인이 학살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쓴 시가 절반 넘게 잘려 나간 채 지면에 실렸었다.
이날 광주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2·3 비상계엄’은 또 한 번 국민에게 이런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사실상 ‘친위 쿠데타’, ‘내란’”이라며 “계엄군의 ‘빨간펜 검열’로 누더기 상태로 게재된 보도 지면을 다시 한번 역사 앞에 남긴다”고 썼다.
광주일보는 2면에서 대구광역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취재기자가 대구에서 직접 취재해 쓴 이 기사에서 한 시민은 “광주만 생각하면 눈물나고 감사하다”며 “1980년 그날 광주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하면 대구시민으로서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 신문들은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총궐기대회에서 오월단체들이 음식과 물품을 나눈 현장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광남일보에 따르면 4일부터 열흘 동안 시민들의 집회 후원 규모가 1억원을 넘기도 했다.
전북과 강원, 경인, 경상 지역에서는 한 개 신문씩 호외를 냈다. 전북도민일보, 강원도민일보, 경인일보, 영남일보 등이다. 이들 모두 각 지역의 집회 소식과 지역 정치권 반응, 향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일정과 조기 대선 전망 등을 네 쪽 분량으로 편집했다.
강원도민일보는 본사가 있는 춘천시를 비롯해, 원주, 강릉, 동해, 태백, 속초, 횡성 등 지역에서 집회 분위기를 전했다. 한 개 면을 할애해 국회의 탄핵소추 주요 내용도 적어 넣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의안 원문은 A4용지로 37쪽에 이른다. 강원도민일보는 원주혁신도시와 강릉 옥천오거리 등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디지털 호외’도 송출했다.
영남일보는 대구 지역 시민들의 상반된 여론도 함께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대구시민들은 탄핵 가결 소식에 환호하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무엇이 지역 사회에 올바른 길인지 깨달았으면 한다”거나 “민주당 독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영남일보는 또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대구·경북 지역이 다시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거나 “여당에서 위헌적 탄핵에 지속 반대했어야 했다”는 지역주민 목소리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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