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25) 그 여름이 간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여름이 지나간다. 불어나는 물에, 누군가가 휘두르는 날카로운 무언가에 사람들은 각자도생해야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날 선 전화와 문자에 스스로 생을 저버리는 이도 있었다.이슈는 또 다른 이슈로 덮어지고, 때아닌 이념논쟁이 얼굴을 감췄다가 내민다. 유난히 뜨겁고 축축하고 예민했던 그 계절이 겨우 지나간다.망원한강공원 나들이 인파
[뷰파인더 너머] (124) 49일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한 교사의 죽음 후 49일이 흘렀다. 한 달 반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세상은 교단의 죽음을 세 번 더 목격했다. 여태 시선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보지 못했을까. 들쳐본 적 없기에 드러나지 않았던 걸까. 쏟아지는 부고들 앞에서, 이 죽음들이 연결돼있는 것일까 질문한다.어떤 죽음은 말을 한다고 했다. 유서가 없어도 그
[뷰파인더 너머] (123) 조심히 잘 다녀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요즘 저의 인사는 조심히 잘 다녀와입니다. 흉기 난동, 살인 예고. 흉악범죄가 연일 뉴스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요즘처럼 집 밖을 나가는 게 불안한 날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8월 초, 분당 지하철역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직후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살인 예고 현장에 취재를 가게 됐습니다.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안전을…
[뷰파인더 너머] (122) "아따, 쌔빠닥 까지 얼얼허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언어는 그 사람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말투와 억양, 발음 속도까지 말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화가 나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발음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감정까지 표현하는 게 언어다. 그동안 우리 언론은 표준어만 고집해 왔다. 국가가 못을 박아버린 틀에 갇힌 언어만을 쓰도록 강제했다.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
[뷰파인더 너머] (121) '펄펄' 끓는 36도 폭염에 동물도 힘들어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가마솥 더위에 지친 불곰이 그늘 밑에서 큰 대(大)자로 누워 쭉 뻗어있습니다. 36도까지 치솟은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올해 역대급 폭염에 사람들도 숨이 턱 막히는데 하물며 동물은 어떻겠습니까.더위로 명성 높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동물들은 내리쬐는 뙤약볕 속에서 폭염과 한바탕 전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호랑이와 불곰처럼 덩치 큰
[뷰파인더 너머] (120) 나는 최병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정식종목인 하이다이빙은 아파트 10층 높이인 27m(여자선수는 20m) 플랫폼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극한의 스포츠다. 플랫폼에서 발을 뗀 순간부터 수면까지 걸리는 시간은 3초. 수면과 몸이 맞닿을 때 속도는 시속 90㎞에 달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뛰어내린다. 서른한 살의 최병화는 국내에서 유일한 하이
[뷰파인더 너머] (119) 장마가 그린 보랏빛 수채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습한 여름의 좋은 점을 찾자면 석양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공기 중 부딪힐 입자가 많을수록 빛이 산란되는 정도도 크다. 요즘처럼 대기 중 습기가 많으면 물 입자가 빛을 산란시킨다. 곳곳에 흩뿌려진 태양 빛들은 분홍 보라빛 하늘을 완성하는 물감이 된다.미세먼지와 같은 오염물질도 석양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입자 크기가 큰 오염
[뷰파인더 너머] (118) 사진기자와 장대비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사진기자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날씨 사진 취재인데요. 특히 요즘 같은 여름철, 비가 내리면 빗속의 시민들, 자동차가 물웅덩이를 지날 때 생기는 물 폭탄, 큰비로 인한 수해 현장 등을 취재(촬영)하게 됩니다. 이런 현장에서 사진기자들은 카메라가 비에 젖지 않도록 우산을 카메라에 씌우고 자신은 비를 맞습니다. 비를 피하지 못하고 빠르게
[뷰파인더 너머] (117) 갯벌의 물고랑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바다 생명의 핏줄은 검은색 속에서 빛납니다. 갯벌 안에는 끊임없이 흘러가는 생명의 에너지가 담겨있습니다. 작은 조개부터 거대한 고래까지 다양한 생명체들이 끝없이 번뜩이는 색깔들을 선보입니다. 갯벌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미래를 대비하고 요동치는 파도는 언제까지나 움직이며 바다 생명의 핏줄도 끝없이 흘러갑니다. 지구의,…
[뷰파인더 너머] (116) "계단 오르기 운동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하세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오르는 몇몇 사람들과 에스컬레이터에 탄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힘든 운동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운동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직장인들이 운동을 미루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비싼 헬스장 등록비와 바쁜 회사일, 만성 피로 등이 있습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