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23) 조심히 잘 다녀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요즘 저의 인사는 “조심히 잘 다녀와”입니다. ‘흉기 난동’, ‘살인 예고’. 흉악범죄가 연일 뉴스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요즘처럼 집 밖을 나가는 게 불안한 날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


8월 초, 분당 지하철역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직후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살인 예고 현장에 취재를 가게 됐습니다.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안전을 위해 경찰 옆에 딱 붙어서 취재를 하면서도 ‘정말 사건이 일어날까? 그러면 취재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카메라라도 던져서 잡아야 하나? 도망가야 하나?’ 평소 무술을 좋아해서 “나 유단자야”를 자랑처럼 얘기하고 다니는데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이날 제가 취재한 번화가 한복판에는 소총과 권총으로 이중 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과 장갑차까지 등장했고 다행히 살인 예고범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슷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뉴스에서 하루빨리 흉악범죄 이야기가 사라지기를, 모두의 안전을 바랍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