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불감증이 낳은 '김만배 돈거래 사태'
주요 종합일간지 간부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 김만배씨와 수억원대의 수상한 돈거래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20년간 법조 출입기자였던 김씨와 친분이 있는 한겨레와 한국일보 간부,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김씨와 거액의 돈거래를 한 검찰 조사 내용이 언론 보도로 드러난 것이다. 2021년 가짜 수산업자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고급 골프채를 받고, 고가의 외제승용차를 무상이용하는 등 언론인 3명이 최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는 등 언론계가 사회적 지탄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발생한 유사한…
'소통령'이 보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3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밝히며 제왕적 권력을 벗어나겠다고 선언했다. 청와대 공간의 폐쇄성을 벗어나 늘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 다짐은 지켜지고 있는가.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출근길 문답 중단, 신년 기자회견 없는 신년사 발표를 보면 제왕적 대통령으로 한발 더 다가간 듯 보인다.대통령실 이전을 설명하며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했던 말은 지금 대통령의 상태를 적확하게 표현한 말이다.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며 대통령실 1층 로비에 설치한 가벽은 상징적이다. 불통의 대통령을 드러내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언론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영향력 감소 우려와 함께 광고에 의존한 수익구조의 한계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한 게 이미 십수 년 전이다. 시대정신에 맞는 언론의 역할을 재정비하기도 전에 구성원 이탈이 이어졌고 기렉시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서 기성 언론은 신뢰도를, 기자들은 윤리의식에 대한 의심을 받기도 한다.여기에 경기침체까지 더해 역대급 위기가 예고된 2023년 새해, 좋은 저널리즘을 위해 의기투합한 기자들의 소식이 전해졌다. 현업에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 후에, 주말에 모여 머리
2023년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과이불개(過而不改). 교수신문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잘못을 하고서 고치지 않는다란 뜻으로,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에서 가져온 말이라고 한다. 원문은 잘못을 하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게 잘못이다로 풀이된다. 잘못을 하는 것 자체보다도, 잘못을 했다는 것을 알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이 잘못이라는 의미일 터다. 2022년 세밑 한국에, 안타깝지만, 안성맞춤인 말이다. 공사다망한 대통령실에서 악의적 편집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는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집권당 진영을 떠나 올해의 사자성어가 정권에 우호적이었던 적은 없음을…
지원조례 폐지, 김어준 하차… TBS 쇄신 계기로
서울시의회가 지난달 TBS에 300억원 이상의 예산 지원을 폐지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조례안 추진의 빌미가 됐던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도 올해 연말까지만 방송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TBS 이사회가 조례안 폐지에 대해 행정소송을 낸다고 하지만 큰 흐름이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정 프로그램의 정치적 공정성 논란으로 촉발된 TBS 사태가 발전적 대안 없이 이처럼 서울시의 지원조례 폐지, 간판 진행자 하차라는 방식으로 귀결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경위야 어찌됐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시청자·학회·직능단체 모욕 말라
공영방송을 공영방송답게 만드는 법제화의 첫걸음이 시작됐다. 국회 과방위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어 KBS와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와 사장 선임에서 정치권 입김을 축소하는 내용의 방송 관련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어선 건 1987년 방송법 제정 이후 35년 만이다.개정안은 현재 9~11명인 공영방송 이사회를 21명의 운영위원회로 확대하고 국회(5명), 시청자위원회(4명),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6명), 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한국방송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이번엔 성과 거둬야
언론계 숙원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국회 논의에 드디어 속도가 붙을 조짐이다. 지난 18일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률개정 국민동의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됐다. 민주당은 방송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 국회 안에 처리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방송법 개정안이 공영방송을 영구장악하려는 악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회와 사장 선임 방식을 어떻게 바꾸느냐다.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4월 공동 발의한 방송법 개
MBC 굴복시키려 출근길 문답마저 중단했나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 천장 높이로 설치된 가림막은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중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부터 출근길 문답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용산 시대의 상징으로 불렸던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은 취임 후 지난 18일까지 61차례 진행됐다. 대통령 스스로 출근길 문답으로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도 많이 계셨지만 도어스테핑은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
자유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반지성주의'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유는 보편적 가치이며,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라며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된다면 모든 자유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6개월이 지나며 포용과 협력은 온데간데없고 획일적이고 배타적인 국정 운영으로 자유의 가치가 도전받고 있다. 윤 대통령이 존경하는 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이 보면 통탄할 일이다.윤 대통령이 아세안+3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 해외 순방을 40여시간 앞두고 MBC에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며 언론탄압 비판에…
계도지 논란, 1면 기사… 서울신문 부끄럽지 않나
바람 잘 날이 없다. 요즘 서울신문을 설명하기 위해 이보다 적절한 말이 있을까 싶어 안타깝다. 내우외환에 시달려온 서울신문이 최근엔 또다른 구설에 올랐다. 2022년 연말에 어울리지 않는 계도지 관련 논란이다. 그것도 서울신문 발행인을 겸한 곽태헌 사장이 직접 언급된 사안이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발단은 강북구청에서 일명 계도지 관련 부수 삭감이다. 계도지란,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집권 당시 지방자치단체가 대량으로 신문을 구매해 주민 생활을 관리하던 일선 통반장에게 제공하던 것을 의미한다. 통반장의 노고에 대한 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