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55) 피겨 천재를 누가 무너뜨렸나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도핑 논란에 휩싸인 러시아의 피겨 천재 카밀라 발리예바가 올림픽 기간 내내 화제였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비난 여론과 그로 인한 압박감 때문이었을까요. 발리예바는 쇼트에서 착지 실수를 한 데 이어 프리에서는 3번이나 엉덩방아를 찧고 맙니다. 카메라를 통해 보는 그녀의 얼굴에 실망감이 가득합니다. 점수를 기다리는
[뷰파인더 너머] (54) 보이는, 사랑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사랑이 눈에 보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운이 좋아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경우 셔터를 누르기도 하고 아쉽게도 카메라가 없을 때는 눈으로만 찍습니다. 명절, 이 즈음 서울에서 근무하는 많은 사진기자가 가는 곳은 서울역입니다. 사랑이 빈번하게 보이는 장소라 그런 걸까요? 이번 설에도 찾아간 서울역에는 사랑이 많이 보였습니다. 연휴 동안 만나지 못한 사랑하는
[뷰파인더 너머] (53) 놀이터가 시끄러워야 세상이 평화롭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놀이터가 시끄러워야 세상이 평화롭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시끄러운지 놀이터는 고요하기만 합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폭증하는 등 좀처럼 감염병의 기세가 잡히지 않고, 이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장기화에 자영업자는 말할 것도 없고, 시민들도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하지만 이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
[뷰파인더 너머] (52) 슬픔은 남아있는 자의 몫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지난달 11일부터 29일 동안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취재해 왔습니다. 인근 건물 옥상들을 옮겨 다니며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무너진 철근과 콘크리트 더미를 걷어내고 매몰자들을 찾아 나서는 소방 구조대원과 작업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사고는 지난달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일어났습니다. 아파트 상층부 3
[뷰파인더 너머] (51) 팩트와 진실 사이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지난해 11월 전기 생산에 들어간 합천댐 수상 태양광 발전소. 댐 수면에 세우긴 세계 최초라고 합니다. 땅도 좁은데 산을 깎고 옥토를 미는 것에 비하면 신의 한 수입니다. 발전용량은 41㎿, 합천군민(4만3000여명)이 연간 쓰고도 남는 규모입니다.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지만 태양광을 바라보는 시선은 반반입니다. 미래의 길이다. 탈 원전 꼼수다. 5
[뷰파인더 너머] (50) 잊지 않겠습니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딸을 잃고 가슴에 묻어야만 하는 부모가 기자들에게 슬픔에 찬 목소리로 말합니다. 우리 아이 얼굴에 모자이크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2022년을 시작하며 지난해 취재한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공군 성폭력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이예람 중사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밝고 활달한 성격의,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을 좋아하던 평범한 20대…
[뷰파인더 너머] (49) 대수로운 바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일하다 다치지 않게라는 구호를 보거나 들을 때마다 잔잔한 물결이 살랑이던 머릿속에 큰 돌이 뛰어듭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일하다 다친 동료가 많은 까닭입니다. 송년회로 오랜만에 만난 한 동료는 제게 길에 서 있다가 저 차에 치이면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취재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
[뷰파인더 너머] (48) 2022년,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이 선출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을 넘어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희망의 미래로 가느냐, 갈등과 분노의 구시대에 갇혀 제자리걸음만 하는 과거에 머무느냐. 지금 대한민국은 갈림길에서 국민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카더라발 가짜뉴스의 홍수 속에서…
[뷰파인더 너머] (47) 제철을 찾고 싶은 철쭉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공원에서 봄에 피는 철쭉이 온화한 겨울날이 계속되자 봄이 온 줄 알고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누구는 철쭉이 철이 없다, 철을 잊었다며 우스갯소리로 철딱서니 없는 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철쭉 입장에서는 억울합니다. 기후변화로 겨울이 겨울답지 못한 것이 자기 책임은 아니니까요. 1880년 인류가 기온 관측을 실시한 이래, 202
[뷰파인더 너머] (46) 수고했어요, 그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주말 서울 도심을 걷다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네요. 반짝이는 조명과 설레는 홀리데이 BGM, 행복한 연말 분위기가 잠시나마 코로나 시름을 잊게 합니다.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올해도 벌써 보름밖에 안 남았네요. 2021년은 코로나 기억밖에 없습니다. 내년에는 우리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