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26) 우리 아빠는 '슈퍼맨'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아빠들이 공연을 구경하고 싶은 자녀를 위해 목말을 태운 채 힘겹게 서 있습니다. 아빠들의 뒷모습이 마치 ‘목말 오래버티기 게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회사에 다니는 아빠들은 주중 5일간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면 쉴 틈도 없이 아이들을 위해 무한 도우미로 변신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음껏 뛰어놀지 못한 아이들을 위한 가족 문화 페스티벌 등 지역 축제가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쏟아집니다. 하지만 구름같이 몰려든 인파 속에 키가 작은 아이들은 공연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이에 아빠들은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즉석에서 어깨 의자를 만들었습니다. 아빠들은 “너희들만 즐겁다면 아빠는 허리가 부서져도 괜찮아”라며 자신만만하게 아이들을 안아 목말을 태웠습니다.


“우리 아빠 최고!!”라는 아이들의 한마디에 아빠는 ‘슈퍼맨’이 됩니다. 그런데 5분이 지났을까.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허리에 통증이 서서히 오기 시작합니다. 또 어깨와 목도 뻐근하고 아픕니다. “얘들아, 배 안 고프니? 피자나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까?” 아이들은 아빠의 속사정도 모른 채 “아빠, 이거 조금만 더 보고…”라고 말합니다.


이날 아이들과 온종일 놀아 준 아빠들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면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밤새 끙끙 앓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이 세상의 아빠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내놓을 수 있고, 모든 걸 줄 수 있는 진정한 ‘슈퍼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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