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면회가 금지된 요양병원. KBS에도 피해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5월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한 병실에 나란히 누워있는 노인 7명. 낮인데도 다들 자고 있었습니다. 깨어나서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노인에게 ‘영양제’라 불리는 의문의 수액이 투약됐고, 이후 노인이 조용히 잠드는 장면이 KBS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공포스러웠습니다. 미국에선 이미 요양시설 노인들에게 투약된 항정신병제가 사회적 문제가 됐습니다. 환자의 행동을 약물로 통제하는 ‘화학적 구속’(Chemical Restraint)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내역 분석 결과 전국 1500여개 요양병원에서 한 달 평균 233만여개의 약물을 처방하고 있었습니다.
9월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약 먹고 잠자는 노인이 바로 내 부모님이다”라는 호소가 이어졌습니다. 대안을 내 달라는 시청자도 많았습니다. 특별취재팀을 꾸려 10월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 연속보도를 했습니다. KBS 1TV 일요진단에서도 ‘요양병원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관계자들이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11월 시사기획 창 ‘코로나 19 요양병원 그 후, 존엄한 노후’도 방송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문제 약물목록을 올리고, 노인 주의 약물 지표를 만들어 항정신병제를 과다하게 처방하는 요양병원들을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급속하게 발전한 우리나라가 질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요양병원과 노인복지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지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이자 누구든 피할 수 없는 ‘노인문제’를 심도 있게 취재해 노인복지의 질적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