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온라인강의는 대학가를 점령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국내 4년제 대학 10곳 가운데 9곳이 온라인강의만으로 한 학기를 마쳤다. 대학마다 혼란이 이어졌고, 학생들은 급기야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잦은 접속 불량과 과제 폭탄, 시험에서의 부정행위까지 온라인강의로 맞닥뜨린 현실은 부정적인 것 투성이다. 그러나 과연 온라인강의가 문제일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고, 온라인강의의 효용성과 낮은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반복해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학생들로서는 긍정적이다. 문제는 온라인이라는 방식이 아니라, 수업 콘텐츠와 교수법이다.
취재팀이 온라인강의를 처음 취재한 게 벌써 5년 전이다. 2012년 온라인 대학 무크(MOOC)가 첫선을 보인 이후, 국내에서 2015년 K-무크가 출범했다. 우리는 온라인강의 실태와 전망을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도했다. 이번 기획 보도는 당시 취재의 연장선상에 있다. 온라인강의 시대에 대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겸허하게 되짚어보는 시간이었다. 이 취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교수와 대학의 변화가 시작될 때쯤 취재가 끝날 수 있다면,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2020년, 학생들은 묻는다. “대학 온라인강의, 등록금의 값어치를 합니까?” 대학의 값어치를 논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특유의 학벌 사회 등 따져야 할 문제가 많다. 그럼에도 지금은 강의의 질에 대해 우선 답해야 한다. 우리의 기사가 그 답을 찾는데 조금의 보탬이 되길 바란다. 이 기사를 위해 함께 애쓴 서현아, 황대훈 기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적은 인원으로 좋은 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EBS 교육뉴스부 선후배들에게도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