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를 부산으로 가져오는 거 외엔 답이 없다.” <청년 졸업 에세이…>를 취재하며 들었던 말이다. 부산연구원의 한 인구전문가가 해줬는데, 지금은 물의를 빚어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청년 인구 감소 문제의 해답을 요구할 때 전해줬던 조언이라고 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예산들 들여 이런저런 청년 정책을 마련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거다. 수도권에 모든 사회적 역량이 집중된 오늘날의 한국을 근본적으로 해체시키는 것만이 근본적이면서도 유일한 방안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 조언을 들은 오 전 시장은 그에게 “○ 박사, 장난치지 말고”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의 청년 인구 문제 실상은 장난이 아니다. 제2의 도시라는 부산에서조차 도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필수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일자리, 주거, 교통 등에서 지역은 양과 질 모두의 점진적 쇠퇴를 겪고 있다. 물적 토대의 빈곤은 청년 개개인에게 ‘이곳에선 내 인생을 살 수 없다’는 절망으로, 탈부산으로 이어진다. 지력(地力)을 잃은 로컬은 젊은이들에게 그저 ‘가난하지만 꿈과 열정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청년’ 따위의 서사를 덧칠하는 일종의 자위밖에 할 도리가 없다. 한 명의 도시민으로서 청년이 설 자리는 오직 수도권에만 깔려있다. 지난해를 끝으로 청년을 졸업한 부산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의 34년 인생은 이 장난 같은 현실을 몸소 증명하고 있었다. 이들이 도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되찾길 기도한다. 지역 언론으로서 앞으로도 미래의 김지훈·김지혜를 대변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