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상에서 ‘비접촉’ ‘비대면’이 강조되고 있다. 배달 노동자의 일이 폭증했으며 기업이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사무직 노동자들의 재택 근무를 권장한다.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했고, 종교 집회도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장례식의 상주가 조문객을 사절하는 일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며, 온라인 결혼식을 하는 신혼부부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비접촉,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이미 예비돼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그러한 기술 변화가 우리의 삶 속에 더 빨리, 현실감 있게 들어오고 있을 뿐이다. 특히 노동 현장은 생산직, 사무직, 서비스직 할 것 없이 주로 개별 기업의 이윤 극대화 동기에서 추동되는 인공지능(AI)·자동화와 디지털 플랫폼 기술의 적용으로 바닥에서부터 바뀌고 있다. 표준 고용관계 중심의 노동자보호와 사회복지 제도 안에 들어오지 않는 노동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신문기자 역시 그러한 기술 변화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녹아내리는 노동’에 주목하게 된 것도 노동자로서 나 자신의 일과 직결돼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불안정 노동자들에겐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궁금했다. 의도치 않았겠지만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없어지는 직업’이란 말로 화두를 던진 청와대 관계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