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위협하는 소방서 셔터

[제353회 이달의 기자상] 박진홍 부산CBS 사회부 기자 / 지역취재보도부문

박진홍 부산CBS 기자. “저게 떨어져서 직원이 맞을 줄 상상이나 했겠어요?” 수백kg짜리 소방서 전동셔터가 갑자기 추락해 소방관이 숨진 현장에서, 한 동료 소방관이 내게 말했다. 그의 머리 위로 ‘무심코 풀려버린 볼트 하나 우리의 생명 앗아간다’는 안전 문구가 보였다. 누군가 추락한 셔터에 붙어있던 스프링을 떼왔다. 녹슨 스프링은 한가운데가 끊어져 풀려 있었다.


솟아난 의문을 풀고 싶었다. 왜 멀쩡히 출근한 소방관이 그렇게 생을 마감해야 했을까. 소방은 왜 그의 죽음을 ‘쉬쉬’했을까. 그동안 셔터 시설은 어떻게 관리해오고 있었을까. 우리가 쏟아낸 질문에 경찰과 소방은 굳게 입을 닫기 일쑤였다. 굴하지 않고 답을 들을 때까지 물었다.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영웅’들이 볼트가 풀리고 스프링이 끊어지는 안전사고로 일기장을 덮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했기에. 취재 결과, 소방의 안전 의식은 풀려 있었다. 하루에도 수백kg짜리 전동셔터가 수십차례 머리 위로 오르내렸지만, 정기 점검도 관리 매뉴얼도 규정도 없었다. 3년 동안 부산에서만 고장이 172번이나 났고, 고장 나면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부품은 124번이나 문제가 있었는데도 소방은 ‘땜질 수리’만 이어왔다. 이건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고 발생 보도부터 대안 제시까지. 경찰팀이 끈질긴 취재와 보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재적소 조언과 물심양면 응원을 아끼지 않은 보도제작국 선배들께 감사드린다. 연속 보도가 끝난 뒤, 한 소방 관계자는 “뼈아프지만 필요한 보도였다”고 말했다. 이번 보도로 관리 허점을 파악한 소방이 전국 119안전센터를 안전하게 만들었으면 한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