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

[제351회 이달의 기자상] 김청윤 세계일보 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김청윤 세계일보 기자. 취재를 시작할 때부터 군 대대장이, 경찰서장이, 그리고 군 법무관 서열 1위이자 군 최고 사법기관장이었던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이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는 못했다. 시작은 “대표님이 월급을 빼앗아간다”는 근로자 한 명의 고충을 듣고 쓴 <XX사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이었다. 지면에도 배정받지 못하고 온라인으로만 출고한 작은 기사다.


그럼에도 기사에는 힘이 있다. 누군가는 밤늦게 울면서 전화를 했고, 누군가는 만나자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항의했으며, 누군가는 법적 대응을 운운했다. 이 사이에 흑막은 점차 걷혀갔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이 식품기업이 세금계산서를 위변조해 방위사업청 군납사업을 따 냈다는 것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릴 수 있었다.


두 번째 기사를 쓰면서 사건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서 있는 취재원을 만날 수 있었다. 극도로 불안해하던 취재원들과 함께하며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대표가 빼앗아 간 월급의 종착지는 이 법원장이었다. 뇌물이 회삿돈이라는 게 드러나지 않도록 개인 계좌에서 급여 일부를 돌려받은 것이다. 차명 계좌내역과 텔레그램 내용 등 확실한 정보도 얻었다. 그리고 언론이 할 수 없는 일은 검찰에 맡겼다.


이 법원장은 국방부에서 파면 조치를 받은 것에 이어 검찰이 구속기소했고, 연루된 경찰서장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있는 뇌물 공여 업체 대표가 어디까지 검은손을 뻗쳤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가 정관계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생각이다.


취재를 하면서 많은 도움이 있었다. 후배의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흔쾌히 특별팀을 구성해 취재를 함께해주신 조현일, 박현준 선배께 누구보다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풍족하지 않은 인력 상황에도 팀 구성을 허락해주신 편집국장과 부장들께도 감사드린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응원을 아끼지 않은 편집국 선후배와 출입처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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