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쓰러진 기자 무차별 폭행… KBS "형사고발 등 강력대처"

KBS 촬영기자, 다리에 멍드는 등 부상
"사람 무서운 적 처음"... 정신적 고통도 호소
KBS 기협 "언론자유 위협, 민주주의 정면 도전... 취재진 안전대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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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 직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현장 취재진도 상당수가 피해를 당한 가운데, KBS가 자사 기자 등에 가해진 이번 폭행 사태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사법당국에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KBS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19일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취재하던 KBS 취재진이 폭력 사태 가담자들에 의해 폭행당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헌법상 기본권인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현장을 누비는 취재진을 폭행한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자,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밝혔다.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주위에서 흥분한 시위대가 취재진 카메라를 뺏으려 하거나 집단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MBC 뉴스데스크 화면

KBS에 따르면 전날 새벽 3시쯤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흥분한 시위대 10여명이 카메라를 들고 취재 중이던 KBS 촬영기자 1명과 오디오맨 1명을 집단 폭행했다. 촬영기자는 다리 등에 멍이 들었고 움직일 때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장비인 6mm 카메라 등도 부분 파손됐다.

KBS는 “취재진에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를 형사 고발하는 등 강력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폭행을 당한 취재진의 부상 치료와 트라우마 등 심리 치료에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앞으로도 취재진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비상계엄 및 대통령 탄핵 사건 취재와 보도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 기자협회도 규탄 성명을 내고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KBS 기자협회는 19일 성명에서 폭행 당시 상황을 더 상세히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시위대는 현장을 촬영하던 KBS 취재진을 둘러싼 뒤 “어디 방송국이냐?”, “명함을 달라”고 강요했고, 공포감을 느껴 철수하는 취재진을 쫓아가 폭행을 가했다. 바닥에 쓰러진 기자를 2분간이나 무차별 폭행하고 카메라를 뺏거나 부수려고도 했다. 이를 말리던 오디오맨을 향해서도 무차별 폭력이 가해졌다. KBS 기자협회는 취재진이 “사람이 이렇게 무서운 적은 처음이었다”며 정신적 고통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과 의견 다른 언론 표적삼은 테러”

KBS 기자협회는 “불법 시위대의 취재진 폭행 사태는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사측을 향해 법적 대응과 취재진의 안전조치 등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KBS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20일 성명을 내어 “한동안 계속될 전쟁터 같은 현장에서 취재진의 안전을 담보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KBS본부는 이번 폭력 사태는 “단순히 언론 전반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자신들의 의견과 다른 언론을 표적으로 한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번 언론에 대한 테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역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건강한 공론의 장을 형성할 능력과 의지가 있느냐를 측정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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