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표지판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어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새벽, 구속에 반발한 시위대가 서울서부지법에 습격해 난동을 부리는 사태가 일어났다. 20일자 아침신문은 “법치가 짓밟혔다” “법치주의가 습격당했다” “민주주의가 공격당했다”는 제목을 올렸다.

아침신문은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유리창과 외벽을 깨부수고 법원 건물 앞으로 난입해 난동을 부리는 사진과 함께 관련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싣고 종합면 3~4개면을 할애해 서부지법 ‘습격’ ‘난입’ ‘폭동’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경향신문은 ‘윤 지지자 법원 습격’, 국민일보는 ‘서부지법 폭력사태’, 동아일보는 ‘서부지법 폭력난입 사태’, 서울신문은 ‘서부지법 폭동사태’, 조선일보는 ‘법원 난입 사태’, 한국일보는 ‘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 한겨레신문은 ‘초유의 법원 습격, 폭동 사태’를 표제로 달았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세계일보 1월20일자 1면.

조선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1월20일자 1면.

동아일보는 1면 기사에서 “극단적 성향의 지지자들이 민주주의 근간인 법원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썼고, 한국일보는 “2021년 1월6일 미국에서 발생한 ‘의회 의사당 폭동’ 사태를 연상케할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민주주의 최후 보루’이자 헌법기관인 법원이 3시간 동안 ‘무법천지’가 됐다”고 했다.

몇몇 신문은 윤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극단적 성향의 지지층을 물리적·정치적 방어 수단으로 삼고 사법부 불신을 부추겨 온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그간 법치를 부정하고 사법체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며 지지자들을 선동해온 결과인데, 극우 세력의 준동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며 뿌리째 뒤흔드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2면 기사에서 “대통령과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이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실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오늘 같은 폭력 사태를 추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고, “대통령과 여당이 소위 ‘뒷배’가 되어준다는 생각에 두려워할 것이 없었을 것”이라는 박상병 정치평론가의 말을 실었다.

한국일보는 3면 머리기사 제목을 ‘‘사법 불법’ 반복한 윤, 동조한 여…지지층을 폭도로 만들어’로 달았다. 한국일보는 이 기사에서 “반대세력을 악마화 한 윤 대통령의 강성 메시지에 맞춰 극렬 지지층이 행동에 나섰다”며 “향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더 큰 불상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