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
‘또’ 그랬을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1년에 한 번, 470조 원에 이르는 국가예산 심사. 국민 혈세로 편성한 예산이지만 국회가 제대로 심사했는지 따져보기에는 상상 이상으로 방대한 규모와 사업 수가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작년에 한 번 해본 전력이 있었으니, 올해도 우리 팀의 숙제라 여기고 분석에 착수했다.2019년 국회 예산회의록은 5453장, 전년보다 800장이나 늘어났는데 본격 예산 심사했던 기간은 국회 파행으로 오히려 줄었다. ‘문제 예산’의 규모는 약간 줄었으나 사업 수는 오히려 늘었다. 누군가 회의록을 한 장 한
‘장관님, 의원님의 수상한 연구용역’ 추적
MBC충북이 실태를 취재해 폭로한 것은 국회의원들에게 지원되는 정책개발비 가운데 한 항목인 ‘소규모 정책연구용역비’입니다. 건당 최대 500만 원이 지원되고 수의계약이기 때문에 의원이 원하는 전문가를 지정해 의뢰할 수 있지만 그 결과물이 공개되지 않아 제대로 썼는지 그들만 아는 짬짜미 용역으로 불립니다.이 문제에 관해 뉴스타파의 선행 보도가 있었지만 충북 국회의원들의 사례가 언급되지 않은 이유에 주목했고 지역 의원은 지역에서 검증해보자는 생각에 취재를 결심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 거부 등 많은 난관에 부딪히면서 취재기자 2명이 주말도
선정성 배제 돋보인 ‘버닝썬 보도’
한국기자협회의 제34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7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이날 심사에서 토론과 수상 경합이 가장 치열했던 작품은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강남 유흥업계 추적 내용을 다룬 두 기사였다. MBC 인권사회팀의 ‘클럽 버닝썬’ 폭행, 마약, 성범죄, 경찰유착 등과 일요시사의 강남 유흥업계 실체 추적…버닝썬-아레나 강남커넥션이 모두 호평을 받았고, 두 작품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전자는 자칫 흥미 위주로 흐를 수 있는 중요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고, 안정감 있게 보도하면서 의제
‘성직자의 이름으로… 아동 성범죄 목사’
“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면, 한 아이를 학대하는 데도 한 마을이 필요하다.” 영화 ‘스포트라이트’ 대사입니다. ‘미국만의 일 일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취재팀은 국내 기독교 아동 성폭력에 주목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들이 목회하고 있는지, 취재진은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3주에 걸쳐 2005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국내에서 아동 청소년 성범죄로 처벌받은 목사 79명을 확인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처벌받은 승려는 17명, 신부는 1명이었습니다. 목사 성범죄를 택한 이유입니다. 이후 석…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추태 파문’ 보도
예천군 의회 해외연수 추태 파문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3일 안동MBC 최초 보도 이후 예천군 의원들의 의정활동은 ‘사과와 거짓 해명’, ‘언론 피해 다니기’, 임시회에서의 ‘셀프 징계’ 정도다. 의정활동과는 거리가 먼, 주권자들을 무시하고, 고통스럽게 한 것이다. 이들은 1월 의정비 한 사람당 277만원, 모두 2440만원을 챙겨갔다. 예년 같으면 2월 중·하순쯤 임시회를 열어 집행부로부터 올해 업무 보고를 받지만, 얼굴을 못 내미는 처지를 알아서인지 이번에는 서면으로 한다. 군민에게 인정받지도 못하고 의회도 못 여는…
‘조재범 사건’… 체육계 성폭력 조명
지난해 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다는 제보를 받게 됐습니다. 저희는 첫 보도를 하기 전까지 심석희 선수 변호인 측과 열흘에 가까운 조율 과정을 거쳤습니다. 낙종 가능성이 있더라도, 2차 피해를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5차례가 넘는 회의를 통해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회람했고, 팩트 하나하나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다듬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먼저, 피해 당사자 인터뷰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당사자의 눈물 섞인 인터뷰는 단기적인 시청률 견인
SBS의 성폭력 피해자 보호 노력… 책임감 돋보여
안동MBC, 특종 급급해 않고 신중히 체계적 보도JTBC 심층보도, 기독교 교단 시스템 개선 이끌어2019년 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도 치열한 경합 끝에 3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SBS ‘체육계 성폭력’은 지난해 우리 사회에 충격과 파장을 일으켰던 미투 관련 보도로, 사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피해자를 배려하는 취재방식이 돋보였다. 해당 언론사는 미투 관련 보도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된 피해자가 대중으로부터 2차 공격을 당하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여 성폭력 관
SBS ‘청와대 특감반 보도’ 합리적 의심 기반한 끈질긴 취재… 프레시안 ‘양진호 보도’ 갑질 폭행문제 이슈화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
“천주교 대구대교구 비리를 취재한다고?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그만둬. 너만 손해야.” 친한 경찰 관계자의 말이었다. 이해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신자만 50만 명이고 언론사와 대학교 등 270여 개 기관을 운영하는 막강한 힘을 지닌 세력이었다. 대구대교구가 운영한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인권유린과 비리가 터졌을 때 언론은 침묵했다. 부끄럽고 참담했다. 우리가 보도했더라면 최소한 한명이라도 희망원 안에서 억울한 죽음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부채의식에서 비리 의혹 취재는 시작됐다.먼저 천주교 내부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소
청담뷰티공단 리포트
14년 전 겨울, 압구정동 미용실에서 스태프로 일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달에 30만원을 받으며 3년을 버텼지만, 끝내 꿈을 이루진 못했습니다. 한때는 그가 헤어 디자이너가 되지 못한 게 ‘노오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랜 시간 ‘왜 스태프들은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급여와 처우를 받으면서도 미용실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이 기사는 제 과거에 대한 반성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용업계 ‘열정페이’ 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청담동을 파헤치자!”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