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정확도 90% 믿기시나요?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는 90%가 조금 넘습니다.”최근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예능 프로그램에 기상청 예보관이 출연했다.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을 겪으며 올여름철은 예보 불신이 극에 달하기도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보관이 TV에 출연한다니 어떤 말을 할지 궁금했다. 설마 날씨를 열에 아홉은 맞춘다는 얘기를 할까 싶기도 했는데 예보관은 90%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며 촬영 현장에 있던 모두를 놀라게 했다.예보관이 제시한 정확도 90%는 엄밀히 말하면 강수 유무 정확도이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개적인 값
한국 주식 투자, 이래서 어렵다
주식 투자, 어렵다. 올해 상승장만 겪은 이들은 “나 주식에 소질 있나봐”라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주식으로 재산을 불렸다는 사람 찾기는 쉽지 않다. 난다 긴다 하는 재야의 고수들 중 일부는 올해 3월 폭락장에 본 손실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해 헤매고 있다고 한다. 왜 힘들까. 주식은 미래를 예측하고 현재의 돈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재무이론으로 보면, 회사의 지분(주식) 가치는 그 회사가 벌어들일 미래 현금흐름을 이자율로 할인한 금액의 합이다. 동네 고깃집의 내년 매출도 예상이 안되는데, 한 해 매출이…
구치소의 편집자들
지난해 10월, 권석천 당시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검찰청의 편집자들”이라는 칼럼을 썼다. “‘검찰 관계자’의 말이 결과적으로 옳을 수 있다. 수사 대상이 희대의 파렴치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과 증거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한쪽 당사자인 검찰의 ‘주장’ 내지 '‘의혹 제기’일 뿐이다. (중략) 당혹스럽게도, 뉴스를 편집할 힘을 검찰에 준 건 ‘유죄 추정’ ‘검찰 편향’의 늪에 빠진 언론 자신이다. 검찰 간부 입에서 기삿거리를 얻어내려는 출입기자들의 조바심이, 눈 뜨고 큰 기사를 놓칠지 모른다는 데스크의 불안감이 검찰
진화하는 북한 유튜브, 단지 선전선동술의 변화일까?
30대 젊은 지도자가 이끄는 북한이 요즘 유튜브를 통한 국가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은 2017년 8월 ‘Echo DPRK’ 채널을 개설한 데 이어 작년 10월에는 ‘New DPRK’ 채널을 열었다.김여정 제1부부장이 선전선동부를 관장하던 시기에 개설한 유튜브 채널들은 근엄한 어조의 기존 선전매체와 달리 자연스러운 말투와 진행이 특징인데, 계속 진화 중이다. ‘Echo DPRK’는 올해 여름 ‘Echo of Truth’로 이름을 바꿨고, 그 내용도 양덕온천, 마식령스키장 등 관광지 소개 영상이 대부분이던 것이 요즘엔 브이로그
검증되지 않은 것들…
한 나라에 10가구가 산다. 그중 7가구는 이미 집이 있고 나머지 3가구, A·B·C는 전세나 월세 등 세입자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집을 사기 어려워졌다. 그럼 우리 언론은 ‘매매를 포기하면서 전세수요가 늘어 이번엔 전셋값 급등’이라고 보도한다. 그런데 A·B·C가 집을 사는 것을 포기한다고, 추가로 늘어나는 전세수요가 있을까? A·B·C는 이미 전셋집에 살고 있는데…. 전·월세 시장은 투기수요나 가수요가 없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을 걱정한 A·B·C가 전셋집을 2~3개씩 추가로 계약할까?물론 1인가구와 신혼부부 등 신규 가구가…
설리가 남긴 방파제를 지키는 법
오늘(14일)은 가수이자 배우였던 설리(고 최진리씨)의 1주기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소식을 듣고 “영광스러운 날이네요. 모든 여성들에게 선택권을”이라고 쓴 그가, 살아있었다면 형법상 낙태죄를 존치시키는 정부의 ‘낙태죄 개정안’에 반기를 들지 않았을까 싶어 마음이 더 무겁다.설리의 죽음 이후, 내가 그를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마음에 걸렸다. 여성 연예인에게 쏟아지는 무례한 비난과 성희롱들을 비판해오면서도, 기꺼이 그의 편이 된 적이 없었다. 내심 그를 ‘논란거리’로 만드는 언론, 그리고
유튜브 뒷광고 논란이 뼈아픈 이유
한창 유튜브 ‘뒷광고’가 논란이었다. ‘내돈내산’ 리뷰라 해서 믿고 봤더니, 수백에서 수천만원짜리 광고나 협찬이었던 것이다. 구독자들은 배신감에 들끓었고, 도마에 오른 유튜버들은 잇달아 사과하거나 결국 하차했다.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언론의 파이를 유튜버들이 다 가져간다는 기자 및 관계자들과 언론사도 뒷광고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소비자들이다.유튜브 뒷광고 논란은 현재 가장 사람의 시선이 몰리는 곳이 어딘지 규명해준다. 신문도 거슬러 올라가보면, 어지러운 시대에서 소신을 밝히는 1인 혹은 소규모 단체에서…
LG 박용택은 왜 은퇴 투어를 하지 못했나
네이버가 지난달 27일부터 스포츠 뉴스의 댓글 기능을 없앴다. 댓글 없는 뉴스는 ‘침묵의 007빵’ 게임을 닮았다. 말문 막힌 네티즌들은 “읍읍”대며 뉴스 이모티콘(좋아요, 슬퍼요, 화나요 등)으로만 감정을 표현한다. 악플의 넛지 효과가 사라져서인지 요즘 야구 뉴스에선 시뻘건 ‘화나요’ 이모티콘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그러자 떠오른 궁금증. “댓글 기능이 좀 더 일찍 사라졌다면, 박용택의 은퇴 투어가 가능했을까.”지난달 초 프로야구선수협회가 LG 박용택(41)의 은퇴 투어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이버 야구 뉴스란이 뒤집어졌다.
캐리어를 끄는 할머니
여행 에세이는 환상을 자양분으로 읽힌다. 이국적인 풍경, 드라마 같은 에피소드는 우중충한 현실에 발붙이고 있는 우리를 누추한 일상에서 순간이동시켜 금세 지구 반대편으로 데려가기 때문이다. 여기 참 이상한 여행 에세이가 있다. 주인공은 부산의 ‘보통 할매’ 71세 김원희 할머니. ‘9박11일 유럽 12개국 완전정복’같은 패키지여행보다는 직접 항공권을 검색하고 캐리어를 끌 때 에너지가 솟아나는 김 할머니는 언제나 ‘자유’ 여행을 꿈꾼다. 여행 준비의 시작은 관절약과 소염제, 파스와 찜질팩 챙기기. 그리고 이어지는 할머니의 여행기는 추한
용두사미 여름 전망
다사다망(多事多忙)했던 여름이 끝났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여기저기서 물난리를 겪었다. 여름의 시작부터 끝까지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날씨였다. 지난 8년여 동안 다양한 날씨를 겪고 보도해왔지만 올여름은 그 정도가 심했다. 수많은 날씨 기록들이 새로 쓰였다. ‘기상망명족’들도 생겨났다.기상청은 지난 5월22일, 계절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날씨 전망을 발표했다. 보도자료의 첫 타이틀은 올여름 평년보다 무덥고 작년보다 폭염일수 늘 듯 이었다. 무더위의 절정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이고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