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기' 김 이사가 왜 그럴까?
이사만큼이나 혼동을 주는 직함이 드물다. 흔히 상무 전 초임 임원 직급으로 사용한다. 직급 인플레이션 심한 회사에서는 이사가 넘쳐나기도 한다. 이런 김 이사님들은 회사의 경영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한다.그런데 엄밀한 의미의 이사, 즉 상법상 등기이사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들은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 법인등기부 등본에 이름이 올라간다. 회사 내부에서 승진한 사내이사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영입한 사외이사도 법상으로는 동등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등기이사다. 사장님이라 할지라도 등기이사 타이틀을 받지 못하면 대표일뿐 대표이사는 될 수
위드 코로나 시대 팬 마케팅, 혁신보다 현실이다
위드 코로나에도 프로스포츠 관중몰이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게 주요 종목 관계자의 대다수 견해다.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는 안전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상적인 시스템을 부분적으로 가동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얻고 있다. 그 중심엔 관중의 정상적인 스포츠 관람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프로스포츠는 입장료 수입, 즉 관중이 늘어나면 다른 부가가치가 정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100% 유관중 경기로 대부분 돌아섰는데 예상만큼 관중이 들어차지 않고 있다
단두대 매치
단두대 매치라는 표현이 있다. 이기는 쪽은 살아남고, 지는 쪽은 목이 잘리는 경기라는 뜻이다. 보통 스포츠 분야에서 승자가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패자는 탈락하는 상황이라든지, 패할 경우 감독이 경질되고 이길 경우 자리를 보전하는 경기를 묘사할 때 이용된다. 리버풀과의 경기는 연패에 빠져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솔샤르 감독의 단두대 매치가 될 전망이다라는 식이다.이번 대선 역시 여야 후보의 단두대 매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당과 제1야당의 후보 모두가 대선을 앞두고 검찰 또는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대선의 승
노태우와 정주영… 남북화해와 대선
1980년대 말. 대학의 문에 들어서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역사를 알아갔고 그 깨달음 속에 주먹을 쥐었다.군부독재 타도하자 독점자본 해체하라라는 구호들이 가득했다. 그 시기 쿠데타의 핵심 군부세력이 권력을 장악했고, 자본은 그들에게 실탄을 제공했다. 그렇게 나의 대학생활은 부조리에 대한 타파 의지로 가득했다.그러다가 사회에 나와 북한과 남북관계를 다루는 기자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며 재평가를 하게 된 두 사람이 있다.한 사람은 최근 세상을 등진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
'중계 저널리즘' 속에 잊히는 삶들
2주 전이었다. 열이 심하게 났고, 아침에 일어나니 왼쪽 다리가 퉁퉁 부어서 걷기가 불편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봉와직염이라며 빨리 입원을 하라고 했다. 갑자기 입원을 해야 된다는 당황스러움도 잠시, 고열과 두통이 이어져서 한동안은 기진맥진한 상태로 있었다.입원 4일째, 다리는 여전히 아팠지만 열이 가라앉고 입맛도 돌아왔다. 그제야 병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존재가 보였다. 깁스를 한 옆자리의 초췌한 중년 남성은 통화를 하며 어쩌다가 내 팔자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은 손가락 힘줄이 끊어지는 산재를 당
여론조사를 허하라
나는 맞고 당신은 틀려야 사는 곳은 정치권만이 아니다. 이들의 세(勢)를 알려주는 여론조사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걸 조사해도 많게는 20%p가까이 벌어지는 탓에 서로가 정답이라며 아웅다웅하고 있다. 막상 정답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오답도, 정답도 모두 믿을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정치가 곧 여론조사고, 여론조사는 정치꾼이 되어버렸다.오늘도 조사 결과는 쏟아져 나오고, 불신과 정보를 동시에 배출하는 아이러니를 미디어는 연일 보도한다. 불편한 동거다. 보다 못해 숫자가 아니라 추세를 보라는 지침을 주지만, 심지어는…
가을이 실종됐다고요?
기상전문기자라는 직업 때문일까? 사람들이 날씨 얘기를 하면 귀가 쫑긋해진다. 출근길 버스에서, 점심 먹으러 나가는 직장인들 틈에서 왜 이렇게 추워? 아니면 더워? 비가 자주 와? 미세먼지가 심해? 이런 대화가 자주 들린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 사이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곤 한다. 진짜 그러면 사람들이 놀라겠지?최근에는 10월 중순 갑작스러운 한파가 찾아왔다. 요가 수업을 갔는데 매트 위에 앉은 회원들 사이에 날씨 얘기가 한창이다. 가을 옷을 살 필요가 없다, 트렌치코트를 꺼냈는데 1번 입고 세탁소에 맡기게 생겼다
'플랜 비'는 없다
빠른 속도의 드럼에 맞춰 신디사이저가 깔리기 시작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박자를 타기 시작할 것이다. 테이크 온 미~ 테이크 미 온~이란 후렴구 멜로디를 듣는 순간 아, 이 노래!라고 외치지 않을 이는 없을 것이다. 노르웨이 3인조 밴드 아하가 1985년 선보인 히트곡 테이크 온 미다. 무려 36년 전 노래지만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13억 회에 달한다. 시간이 흘러도 생명력을 잃지 않았음을 숫자가 증명한다.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은 것도 이 노래가 촉발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아하의 전성기를 목격하진 못했지만 테이크 온 미라는…
리스크는 개미가, 돈방석은 대주주가… 국내 IPO 씁쓸한 단상
한국의 주식시장이 학대당하고 있다.최근 이원기 PCA자산운용 대표가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현 상황에 대해 일침을 놨다. 저금리에 못 견딘 개인들이 증시로 몰려들자 기업, 기관투자자들이 그동안 못했던 숙원 사업들을 풀어내며 주식 공급을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더기 기업공개(IPO)다. IPO는 그동안 최대주주나 일부 기관투자자들만 갖고 있던 회사의 주식을 거래소에 상장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으는 행위다. 좋은 기업들이 거래소에 상장해 누구나 그 기업의 주주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주식시장
프로는 '프로다움'이 생명이다
우리 때는 운동만 잘해도 사랑받았지. 경기 외적인 일은 내부에서만 알지 밖에서는 몰랐으니까. 요즘 후배들은 말, 행동 모두 조심해야 하는 시대야. (중략) 선배들 책임이 크다고 봐. 아직도 여러 지도자는 경기력 얘기만 하니까.몇 년 전 점심 자리에서 만난 한 원로 체육인은 여러 프로 종목 선수가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려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일을 언급하면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 주요 종목은 초창기와 비교해서 양적, 질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종목의 성장 속도에 맞지 않게 프로답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