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의 날이 밝았다. 모든 이목이 오늘(4일) 오전 11시 판결을 선고할 헌법재판소에 쏠려 있다. 보도에 따르면 헌재 재판관 8명은 오전 8시30분 기준 모두 출근을 완료한 상태로, 오전 9시30분쯤 마지막 평의를 열고 결정문 세부 사항 등을 점검한 뒤 11시 정각, 대심판정에 들어설 예정이다.
오늘 헌재의 결정에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려 있다. 이날 아침 신문들은 대부분 이에 초점을 맞춘 기사 또는 사설을 1면 톱으로 올렸다. 전국 단위 주요 종합일간지 중 동아일보와 한겨레만 미국이 2일(현지 시각) 한국에 26% 상호관세 부과 ‘폭탄’을 선언한 소식을 톱으로 올리고 탄핵 선고 기사는 그 아래 실었다.
다음은 4일자 9대 종합일간지의 탄핵 관련 1면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오늘, 헌법이 다시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운다>
국민일보 <尹 운명의 날 밝았다…남은 건 통합과 치유>
동아일보 <계엄 넉달만에, 오늘 오전 11시 尹 탄핵 선고>
서울신문 <대한민국 운명의 날>
세계일보 <오늘 분열의 마침표 찍자>
조선일보 <오늘, 헌정 사상 3번째 대통령 탄핵심판>
중앙일보 <위대한 승복>
한겨레 <윤석열 심판의 날 헌재는 응답하라>
한국일보 <오늘 법치 회복의 날…‘심판의 문’이 열린다>
‘민주주의’ ‘통합’ ‘승복’ ‘심판’ ‘법치’ 등이 주요 키워드로 눈에 띈다. 중앙일보는 아예 사설을 1면 톱으로 실었다.
사실상 대부분 신문이 탄핵 인용을 예상하거나 그래야 한다고 제목을 단 것과 달리,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오늘 선고가 있다는 사실만 건조하게 전했다. 두 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오늘 헌재 선고 결과에 승복하겠단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3면 <8년 전보다 더 갈라진 나라…종교계·원로들 “헌재 결정 수용해야”> 머리기사에 아예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진을 나란히 실었다.
신문들의 메시지를 더 선명하게 읽을 수 있는 건 사설이다. 헌재가 만장일치로 파면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 어떤 결정이 나오든 승복하고 이제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동아일보만 유일하게 탄핵 관련 사설을 따로 내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다음은 4일자 주요 신문의 탄핵 선고 관련 사설 제목이다.
경향신문 <민주공화국에서 윤석열을 파면하라>
국민일보 <오늘 탄핵심판 선고… 성숙한 민주주의 확인하는 날 돼야>
서울신문 <오늘 헌재 선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분열 막자>
세계일보 <오늘 ‘승복’으로 법치 세우고 갈등과 혼란 끝내자>
조선일보 <‘위대한 승복’과 自重으로 대한민국 지켜야>
중앙일보 <위대한 승복>
한겨레 <헌재, 8대0 윤석열 파면으로 헌법·민주주의 살리길>
한국일보 <오늘 탄핵 선고… 윤 대통령의 결자해지 요구된다>
‘승복’ 강조한 신문들…중앙 “헌재 결론은 공동체 유지 위한 약속”
가장 눈에 띄는 건 ‘승복’이란 단어다. 중앙일보는 1면에 실은 ‘위대한 승복’ 제하의 사설에서 “오늘은 국가적 위기를 끝내는 날이자 정치·사회적 혼란에 종지부를 찍는 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은 “한국 민주주의는 국민이 흘린 피로 일군 성과였다. 그래서 이 혼란의 끝도 국민이 선언해야 한다”며 “그 방법은 바로 승복”이라고 했다. “헌재의 결론을 수용해야 하는 이유는 반드시 그 결론이 완전무결해서가 아니”라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합의한 약속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신문도 전날 한 여론조사에서 ‘탄핵심판 결과가 생각과 다르더라도 받아들이겠나’라는 질문에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44%나 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불복을 선동하고 분열을 부추기는 사람이 있다면 국가와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소리(小利)를 취하려는 사이비 애국자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어느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궁극적 주인이 견지해야 할 자세”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헌재의 선고가 혼란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려면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승복 선언’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고 전날까지 윤 대통령은 침묵했고, 이 대표는 근거 제시 없이 ‘12·3 쿠데타 계획에는 5000명에서 1만명의 국민을 학살하려던 계획이 들어 있다’며 지지층을 자극했다”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불복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은 “모두가 말과 행동을 절제하고 자중해야 한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나라에 위기가 겹쳤다”면서 “위기에서 역사의 법정은 나라를 먼저 생각한 ‘위대한 승복’ 세력과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계산하는 ‘비열한 불복’ 세력을 냉엄하게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경향·한겨레 “전원일치 파면으로 헌법 수호 소임 다해야”
반면 한겨레는 다른 결론은 있을 수 없다는 듯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가 국정 최고지도자로 복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헌재는 전원일치로 파면 선고를 내려 헌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겨레는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국민이 피와 눈물로 일궈낸 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시도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명확하고 완전한 파면 선고를 통해 윤석열과 내란 세력의 헌법 유린을 중단시켜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부여한 헌법 수호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의 주문도 마찬가지로 파면이었다. 경향은 “지금 헌재가 두려워할 것은 이 판결이 만들 역사의 무게, 그리고 민주주의를 피와 땀으로 지켜온 주권자 시민밖에 없다”면서 “헌재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을 단호히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일보도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행위라는 본질에 변함이 없다”면서 “헌법 수호기관인 헌재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며 사실상 인용을 예상했다. 다만 한국일보는 “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 극심한 정치·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며 “대다수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혼란 수습을 위한 전향적 결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설사 복귀한다고 해도 예전처럼 직무를 보거나 임기를 채울 생각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한마디로 내려놓아야 한다”면서 “조기 퇴진 및 개헌 로드맵을 신속히 제시해 정치권과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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