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헌재 첫 출석… "국회·언론이 '초 갑'"

21일 탄핵심판 3차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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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탄핵소추 사유를 전면 부인했다. 12·3 계엄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쪽지를 작성한 사실도 없다며 “기사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탓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초 갑(甲)”이라 주장했다. 체포되는 순간까지도 “레거시 미디어를 보지 말고 유튜브를 보라”고 했다던 대통령은 계엄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와서도 선거관리 제도, 언론 등 기존 시스템에 대한 불신에 기반해 궤변을 이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 등을 강변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직접 출석은 전날 저녁 늦게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윤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뒤 당일 조사에만 출석하고 이후 소환 조사에는 불응해 왔다. 1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참석했지만, 당시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런 윤 대통령이 이날 헌재에 출석하면서 계엄 이후 50여 일 만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발언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약 100분간 진행된 탄핵심판 변론에서 총 4차례 발언했다. 먼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주요 이유는 “지난해 4월 총선의 공정성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어서”라며 “음모론이 아닌 팩트 확인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계엄 당일 국회 진압 상황 영상을 본 뒤엔 추가 발언을 요청해 “그걸(계엄해제 요구안 의결을) 막거나 연기한다고 해서 막아지는 게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에서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초 갑”이라고 강변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변론기일에도 직접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변론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4차 변론기일은 23일에 진행된다.


한편 18~19일 서울서부지법 안팎에서 일어난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 여파로 이날 헌재 주변의 경비는 한층 강화됐다. 삼일대로부터 헌법재판소 앞 교차로를 지나 재동초등학교 앞 삼거리까지 교통이 전면 통제됐고, 헌법재판소로 들어가는 길목마다 경찰관이 배치됐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뿔뿔이 흩어진 채 항의 시위를 벌였다.


김고은,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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