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끌어당기고 팩트체크로 신뢰 높여"

라디오프로그램 전성시대 (2)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페이스북
  • 트위치

청취자 편안하게 하는 전략
방송 중 수시로 속보 내보내
PD에게 최대한 자율성 부여


앵커를 포함해 제작진은 불과 4명뿐이었다.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제작진은 지난 2008년 이후 그렇게 10년 가까이 라디오 스튜디오를 지켰다. 그만큼 작가와 PD, 앵커 간의 끈끈한 소통이 돋보였다. 서로에 대한 신뢰도 두터웠다.


신율 앵커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인력도 적고 매체의 특성상 눈에 띄는 특종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어떤 이슈에 대해 팩트 확인과 검증을 거친다는 점에서 파급력과 영향력이 크다”며 “제작진과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아이템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신동진 PD도 “방송에 나가는 리포트는 사전에 어떤 게 나갈지 알고 완벽하게 통제가 가능하지만, 라디오는 생방송 중에 어떤 게 나올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청취자에게 사실을 검증해 신뢰를 높이고 그 믿음에 부흥하기 위해서 오보를 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제작진이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강정연 작가와 신율 앵커, 신동진 PD, 한미리 작가.

보도전문채널인 YTN은 타사와 달리 라디오가 모두 시사프로그램으로만 이뤄져있다. 그만큼 속보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건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제작 능력이 필수다. 또 다른 매체에서 라디오PD들이 대개 어렵고 고된 시사프로그램보다는 음악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YTN은 처음부터 시사를 좋아하는 이들이 지원을 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분위기다.


기자협회보는 지난 12일 매일 아침마다 어려운 시사 이슈를 풀어주는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제작진을 만났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방송을 즐기지 않으면 지배할 수 없고 청취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유독 바쁘실 것 같다.
“언론에 계신 분들이라면 다 바쁘지 않겠나.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그만큼 처음 발을 딛는 힘든 보도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익숙하지도 않다. 예전에는 섭외를 일찍 해놓으면 됐는데 최근에는 오후에 갑자기 바뀌기 일쑤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밤에 온라인으로 회의하면서 다음날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신동진 PD)


-출발 새아침만의 장점이 있다면.
“대개 시사라디오 프로그램은 정통적인 포맷으로 백화점식 나열이 많다. 우린 포맷은 그대로 가되, 진행을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있게 하면서 조화를 맞추려고 하고 있다. 크게 정통 포맷에는 벗어나지는 않지만 말의 맛을 살리는 자유로운 진행으로 청취자들을 편안하게 하는 전략이다.”(신율 앵커)


“속보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모니터로 실시간으로 체크를 하며 수시로 속보를 내보낸다. 앵커는 속보가 뜨면 알아서 경중을 판단하고 그 내용을 청취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상황 대처력이 매우 빠르다.”(신동진 PD)


-인터뷰할 때 앵커의 진행 비결은.
“정치인 인터뷰는 뉴스거리를 뽑아내기 위해서 파헤치는 방식이고, 일반인 인터뷰는 재미있게 농담을 해가면서 편안하게 진행하려고 한다. 종종 인터뷰 때문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정치인들도 다음에 다시 우리 방송에 나오려고 한다. 뉴스가 됐기 때문이다.”(신율 앵커)


-기억에 남는 인터뷰가 있다면.
“세월호 유가족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대통령이 7시간동안 머리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족들이 ‘머리채 잡고 끌고 다니고 싶다’고 토로한 게 기억이 남는다. 부모의 애끓는 심정을 그대로 보여준 것 아니겠나. 유가족 인터뷰를 할 때는 당사자가 돼서 같이 공감하고 아픔을 함께 느껴야 한다.”(강정연 작가)


-권력 비판 보도에 대한 압력은 없나.
“YTN라디오는 PD들에게 자유권을 최대한 주려고 한다. 아이템 선정부터 어떤 게 나가는지에 대해서도 제재가 없다. 굉장히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외부에서도 압력은 없다.”(신동진 PD)


-시사라디오 제작진으로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가치가 있다면.
“편안하고 재미있는 공정성이다. 디지털이 되면서 라디오는 죽었다라고 하지만 아직 영향력이 막강하다. 눈을 감으면 안보이지만 귀를 막으려면 손을 써야하지 않나. TV는 정신이 분산되지만 라디오는 집중되는 만큼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의미 있는 뉴스거리뿐만 아니라, 재미있게 진행해서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신율 앵커)


“TV는 그림이 없으면 나가지 못하지 않나. 라디오는 어디서든 인터뷰가 가능하기 때문에 변명을 할 수 없는 무서운 매체다. 그만큼 고스란히 PD의 능력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신경을 많이 쓴다. 방송 20년차지만 매일 두려움과 설렘을 안고 방송에 임한다.”(신동진 PD)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