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LH 전관특혜' 보도, 부실시공 고질적 원인 근절할 계기 마련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6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가장 많은 출품작이 경쟁을 벌인 결과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은 취재보도1부문이었다. 2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한국경제신문의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교권이 무너졌다, 그리고 SBS의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등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우선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보도는 LH 아파트 부실시공 이면에 LH의 오래된 관행인 전관특혜가 자리하고 있
[이달의 기자상]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지난달 GS건설 부실 설계시공으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보도에선 이 질문에 답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영광스럽게도 LH 부실시공과 전관 특혜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여전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조금은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LH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남양주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는 제보가 이번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LH 발주
[이달의 기자상] 서이초 교사 비극… 교권이 사라졌다
서이초 교사 비극교권이 사라졌다 보도는 믿기 어려운 제보에서 시작됐습니다. 단순 사건사고로 보기에는 교실이라는 장소의 상징적 의미가 컸습니다. 선생님들이 학생에게 맞고, 무고하게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던 공교육 현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한폭탄과도 같았습니다. 서이초 선생님의 비극은 교권 붕괴의 정점을 보여주었습니다.어린 교사 한 명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최초보도 이후 서이초에는 전국에서 보내온 근조화환이 이어졌습니다. 선생님들은 나는 곧 당신이라 연대하며 거리에 나왔습니다. 7주 연속 수만 명의 선생님들이 주말을 포기하고 여름 아스팔
[이달의 기자상]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처음 취재원에게 수원역 디스코팡팡과 성매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땐 두 단어가 쉽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월미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디스코팡팡은 생각보다 꽤 가까이 있었습니다. 교복을 입고 수원역 디스코팡팡에 잠입했습니다. 금방 들통이 났지만 DJ들이 어떻게 10대를 유혹해 성매매에 빠뜨리는지 직접 보고 들었습니다. 한 달 새 DJ들에게 300만원 넘게 송금한 10대부터, 성범죄를 당하고도 또 놀이기구를 타러 오는 여중생까지. 현실은 생각보다 참담했습니다.첫 보도 후,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딸도 같은 피해를 당한 것 같다는 학부모, 이
[이달의 기자상]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는 일하는 사람이 입는 옷, 작업복에 주목한 기획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일하는 데 씁니다. 우리의 일상은 서로가 하는 노동에 조금씩 의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노동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작업복을 떠올렸습니다.기획에서는 작업복의 범위를 옷뿐 아니라 일할 때 몸에 붙어있는 모든 것으로 넓혔습니다.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은 유니폼이라고 불리지만, 서비스업이라는 노동에 조금 더 주목하게 하고 싶어 일부러 작업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작업복
[이달의 기자상]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우선 여러 훌륭한 후보작 가운데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에 영예를 주신 한국기자협회와 심사위원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기획은 질병과 생활고 속에서도 공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1년 전 스러져 간 수원 세 모녀 사건을 되돌아보며, 이들처럼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배제된 또 다른 세 모녀들을 찾아 시작됐습니다.사회부와 전국부 기자 13명으로 된 특별기획취재팀은 이들 같은 비(非)수급 빈곤층을 낳는 애매한 기준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허점, 개선방안을 종합적으로 짚어보고자 했습니다. 취재팀은 4월부터 7월까지 약 3개
[이달의 기자상]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실종된 한 젊은 해병의 이름을 알게 된 건, 닷새째 경북 예천 수해 현장을 취재하던 날 아침이었습니다. 고(故) 채수근 상병. 전우를 잃었다는 충격이 가시지 않은 현장에서 들은 이름과 상황은 너무나 안타까운 동시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전우를 잃고 현장을 서성이던 해병들에게는 구명조끼도 안전로프도 없었습니다. 선명한 빨간 티셔츠와 벗겨진 장화, 슬픔과 충격에 빠진 젊은이들만 있을 뿐이었습니다.전우를 잃은 해병들은 망연자실한 채 전우가 사라진 흙탕물 속을 하염없이 바라봤습니다. 아들을 잃은 부모는 해병의 빨간 티셔츠를 부여잡고
[이달의 기자상]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
부산 연제구 연산2동 황령산 기슭에는 물이 많은 골짜기라고 이름 붙은 물만골이 있다. 국제신문은 부산의 대표 빈민촌인 이곳에서 가난을 동정하거나 원주민의 생활상을 그저 흥밋거리로 다루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지금은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고 있고, 왜 이들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지를 살펴보는 생활 취재를 두 달 동안 진행했다.취재진은 가난과 불편에 익숙한 주민의 체념과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 저변의 혐오 정서를 목도했다. 특히 주민을 위한 교통안전 및 주거환경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기사에 대한 거칠고 공격적인 반응은
KBS 'GS건설 부실 시공' 보도, 철근 빼돌리는 건설사들 고질적 행태 고발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
[이달의 기자상] GS건설 부실 설계·시공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다.지난 4월 인천의 LH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주차장이 무너져내렸다는 소식을 전해 듣곤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인명피해가 없어서도 다행이었지만, 크게 기사를 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랬던 거 같습니다. 마침 출입처를 옮긴 지 얼마 안 된 시기라 GS건설과 LH 등 다양한 출입처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편한 자리였는데 이상하게도 묘한 반발심 같은 게 들었습니다. 각자 유리한 입장만을 내세우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고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입니다.설계도와 초음파 사진 등을 입수해 취재를 이어갔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