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30) 이정표 찾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최근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자사회 내부 결속력도 낮아지고, 각자 살길을 찾는 기자들이 늘고 있다. 기자라는 직업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수백 명의 기자가 같은 출입처, 같은 소셜미디어,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바라보며 비슷한 속보 기사를 쏟아낸다.새로운 시도를 해보려해도 회사는 투자에 대해 비관적이다. 광고협찬에 의존하는 언론 생태계도 우리를…
[뷰파인더 너머] (29) 사진기자의 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땀에 젖은 동료의 등을 바라봅니다. 점점이 생겨난 땀방울이 이내 큰 지도를 그립니다. 양 어깨에 카메라를 걸고 등이 젖든 말든 분주합니다. 땀이 식으면 지도의 가장자리에는 하얀 소금이 내려앉겠지요.코로나19에 재택 할 수 없고, 폭염에 내근할 수 없는 게 사진기자의 일입니다. 현장이라는 최전선에 늘 사진기자가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언론에 대한 적의와
[뷰파인더 너머] (28) 우리들의 거리두기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신규 확진자 수를 보고 있노라면 내일은 얼마나 더 늘어날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숫자만큼이나 상황의 심각성은 취재 현장에서도 피부로 체감된다. 매일같이 마주하는 선별진료소의 대기자 행렬은 시작점이 어디인지 단번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길게 늘어서 있을 때가 많다.폭염특보가 내려진…
[뷰파인더 너머] (27) 구름 위의 산책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올해는 7월에 시작하는 늦은 장마가 왔습니다. 하지만 중부지방에는 장맛비보다는 한낮의 소나기가 자주 내립니다.등산하다 소나기를 만나면 난감합니다. 중도에 포기하고 내려갈지 아니면 계속해서 올라갈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태백산 정상인 천제단에 도달했습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옷은 모두 젖었지만 구름이 발아래 놓인 환상적인 풍경
[뷰파인더 너머] (26) 이 순간 가장 빛나는 청춘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전국의 해수욕장이 개장하며 본격적 휴가시즌에 접어든 7월의 첫날. 푸른빛 바다를 찾아 경포대에 모여든 피서객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 여행을 온 우리의 청춘들도 그러하다.끓어오르는 피, 풋풋한 사랑,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청춘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유례없는 취업난에 주거비용 상승, 막연한 미래에 대한
[뷰파인더 너머] (25) 그 전과 같을 순 없겠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제주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회사와 동료들의 배려로 긴 휴가를 쓰게 됐습니다. 한 달의 시간을 쓰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 판단해 근속휴가에 연차휴가를 보탰습니다.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습니다. 계획대로 될 리도 없지요. 지난 20년 사진기자 생활을 돌아보고와 같은 식상한 다짐의 문장이 떠오르자,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저 낯선 공간과 상황에 나를 놓아
[뷰파인더 너머] (24) 생과 사의 경계에서… 오늘도 뛴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할 수 있어!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뛰자!유난히 볕이 따갑게 내리쬐던 날, 경기도소방학교 훈련장에선 응원의 함성이 쩌렁쩌렁 울렸다. 지역 소방을 대표하는 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간 훈련했던 소방 기술을 겨루는 자리였다. 참가자들은 소방호스를 목에 두르고 전력 질주하고, 계단을 뛰어서 오르내리고, 마지막엔 사람 형상을 한 더미를 둘러업고 다시 또
[뷰파인더 너머] (23) 윤중로 벚나무 비닐을 두른 이유?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지난봄 화려하게 꽃을 피웠던 여의도 윤중로 벚나무들이 마치 마스크 팩을 하듯이 비닐로 온 몸을 두른 채 장마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천공성 해충 방제 중이랍니다. 천공성 해충은 식물체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생육하는 해충으로 하늘소, 소나무좀, 바구미, 박쥐나방 따위가 있다고 합니다. 나무 수종에 따라 해충의 다양성은 다르지만 가장 많은 종의 해
[뷰파인더 너머] (22) 시간을 달리는 사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당연해진 요즘 우리는 집이나 사무실에 앉아 편하게 택배를 받고 있다. 배송비를 지불했으니 마땅한 일이려니 생각해야 할까.택배기사는 하루 평균 13시간 이상 일하고, 300여개의 물건을 배달하고, 100㎞를 이동하며, 수백 번의 전화 통화를 한다. 그렇지만 처우는 그렇게 좋지 못하다.최근 몇몇 아파트 단지에서 저상차량을 요구
[뷰파인더 너머] (21) 귀한 마음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누군가의 고통과 상처에 가닿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양부모의 학대에 숨진 정인이 묘소에서 함께 온 세 명의 여성을 만났습니다. 늦게 와서 미안해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얼마나 아팠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사진 속 티 없는 아기의 미소를 따라 지었다가, 이내 눈물이 그렁그렁해졌습니다.한참을 기다려 만난 추모객이 반가워 연신 셔터를 누르다가, 일면식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