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이 흥행하며 다양한 언론 보도 역시 잇따르고 있다. ‘음식’과 ‘인물’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류 언론의 문화·경제기사가 흐름을 잇는 모양새다. 프로그램 제작사와 관련이 큰 중앙그룹은 직접적인 호재를 맞은 측면도 있다.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거론되는 흑백요리사는 11일 기준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청률 1위(1270만뷰, 9월16일~10월6일)를 기록했다. ‘흑수저’ 요리사 80인과 ‘백수저’ 요리사 20인이 경연을 펼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방영 후 출연 셰프 면면이 화제가 되고 심사위원 심사평이 ‘밈’이 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열풍은 언론보도로 이어지며 포털 다음에서 언급된 기사 수만 10월7일 하루 974건(제휴언론사 기준)에 달했다.
화제에 뉴스가 붙는 일은 일반적이지만 문화뉴스, 특히 경제기사가 흐름을 이은 특징이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에 따르면 9월17일(콘텐츠 공개일)부터 10월12일까지 61개 매체에서 ‘흑백요리사’가 포함된 뉴스는 452건(문화 321건, 경제 138건 순)이었다. 1000만 영화 ‘서울의 봄’ 개봉일인 2023년 11월22일부터 2024년 10월12일까지 빅카인즈에 관련 뉴스는 257건(문화 153건, 정치 76건 순)이었다. 빅카인즈에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은 소수고 연예매체는 없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주류 언론의 높은 주목도가 드러난다.
흑백요리사에 등장하는 인물 이야기가 언론 보도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CBS(트리플스타, 요리하는 돌아이), 중앙일보·경남신문·경남도민일보(급식대가), KBS광주·무등일보·남도일보·광주CBS(안유성), 조선일보(최현석), 경향신문(이모카세), 한국일보(만찢남), 문화일보(여경래)에서 인터뷰 등이 주요 사례다. 여기에 대중 관심이 크고 이념과 무관한, 생활정보에 가까운 ‘음식’ 아이템의 확장성, 파급력이 불을 붙였다. ‘출연 셰프 가게 위치나 예약상황’, ‘등장 제품 편의점 출시’, ‘식당가 활력’ 등 경제기사가 대표적이다.
특히 중앙그룹은 수혜 당사자다. 흑백요리사 제작사 스튜디오슬램(슬램)은 콘텐트리중앙의 자회사인 SLL의 산하 스튜디오로 ‘크라임씬’, ‘싱어게인’ 등을 제작해 온 예능 레이블이다. 당장 올해 성과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유일한 예능 레이블이 중요 역할을 하며 글로벌한 이슈를 만들어 낸 지점을 SLL은 의미 있게 보고 있다. 올해 영화 ‘무도실무관’의 흥행을 비롯해 하반기 예정된 ‘지옥 시즌2’, ‘Mr.플랑크톤’, ‘프로젝트 7’ 등 라인업도 고무적이다. 다만 SLL의 슬램 지분은 23.08%에 불과해 관계기업으로 분류되기에 흑백요리사가 모회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SLL 관계자는 “슬램의 분위기가 좋은 것은 맞지만 지분이 자회사 급은 아닌 만큼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현재 지분확대 계획은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흑백요리사는 IP를 넷플릭스가 갖고 있지만 과거 JTBC 드라마의 경우 방영권만 계약하기도 했다. 다양한 계약 형태가 있는데 저희로선 제작사 덩치를 키우고 제작 편수를 늘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향을 OTT 플랫폼과 협력·활용하는 길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