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가족 여러분. ‘푸른 용의 해’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희망과 용기, 지혜를 상징하는 청룡의 기운을 받아 2024년을 경향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어봅시다.
우리는 지난해 100%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약속한 대로 지난해 이룬 흑자경영의 성과급을 조만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경기 침체 등 악조건 속에서도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열정을 다해 뛰어주신 덕분입니다.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가 지난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후 줄기차게 강조해온 경향의 목표는 △콘텐츠 강화 △디지털 강화 △매체 강화입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이 3대 목표를 동력으로 삼아 경향 80년, 100년을 향해 변화의 가속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제가 창간 77주년 기념사에서 밝힌 구상들이 이제 하나둘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콘텐츠 강화 TF와 경영·복지 강화를 기반으로 한 업무 개선 TF를 병행하면서 체질 전환을 위한 1차 마중물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주부터 신문은 주 5일만 발행합니다. 지면 제작의 무게를 줄이고 양질의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생산·유통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편집국은 신문국과의 긴밀한 소통,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개편합니다. 콘텐츠 경쟁력 향상, 주도적 의제 설정, 매체 영향력 확대에 매진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먼저 콘텐츠 완성도를 더욱 높여야 합니다. 주말 뉴스 공백은 없어야 하며, 온라인 편집은 한층 세련되어야 합니다. 불편부당과 정론직필, 그리고 권력을 향한 비판정신은 지켜져야 하고 그 자체가 경향신문의 핵심 가치입니다.
종이 신문은 경향의 깊이 있는 기사를 보여주는 프리미엄 신문으로 퀄리티를 높여야 합니다. 스포츠경향, 주간경향, 레이디경향(온라인)의 매체력을 강화하고, 콘텐츠 융복합도 시도합니다. 토요일자 지면이 없어지는 대신 금요일자 라이프 스타일 섹션 매거진L을 새롭게 발간합니다. 한때 경향신문을 빛낸 매거진X 섹션처럼 차별화된 내용과 편집으로 이목을 끌 것입니다.
얼마 전엔 디지털 분야를 총괄하는 전문가(CPO)를 비상임 임원급으로 영입했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각개전투 형태로 진행돼온 디지털 전략의 지휘체계와 기본 틀을 다시 조직할 것입니다. 흩어져 있는 디지털 전력을 통합 운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안입니다. 시사, 경제 분야의 유튜브 라이브 시장도 적극 공략해 차원이 다른 경향만의 채널을 선보일 것입니다. 사내 경영 전반의 프로세스를 통합 관리하는 ERP(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 도입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제 디지털 전환을 넘어 ‘디지털 성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새로운 문화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초현실주의 거장전>, <앙드레 브라질리에전>의 성공에 이어 지금 열리고 있는 <빅토르 바자렐리전>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시를 통해 우리는 문화 관련 사업을 경향신문의 중요한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보해 나갈 수 있는 경험과 성과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미디어아트 간송미술관 특별전을 새로 시작합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 등 옛 미술 작품들로 미디어아트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6월부터 DDP에 전시할 예정입니다.
간송미디어아트전은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핫플레이스는 물론 해외 진출까지 기획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전통의 문화사업은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공연기획 등도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문화·예술 콘텐츠는 케이블TV를 포함한 방송 진출의 촉매로 작용할 것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강화와 신사업 진출은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고도화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경향 브랜드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언론사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는 경영진의 몫이라며 뒷짐지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 다재다능한 여러분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올해부터는 격주 4.5일 근무제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전 직원에게 복지카드를 지급합니다. 자기계발과 여가생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취재기자들에게는 현장에서 취재 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법인카드를 지급합니다.
올해도 국내외 경제지표 전망은 어둡습니다. 그러나 저는 확신합니다. 늘 그래왔듯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난국을 헤쳐나갈 것입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든든합니다. 이 점은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경향신문의 주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4년 1월2일
사장 김석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