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입니다. 청룡은 예부터 풍년과 풍요를 상징했습니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여러분 모두 넉넉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힘겨운 한해였습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저금리 기조와 부양책에 힘입어 살아나던 경기는 지난해 단계적으로 일상회복을 시행하면서 도리어 꺾였습니다. 경기 침체의 파고를 우리 그룹이 속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레저업계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만만치 않을 거라 각오는 했지만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게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특히 JTBC와 메가박스가 타격을 받았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디어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큰 영향을 줬습니다. 사람들이 예전만큼 영화관을 찾지 않게 되었습니다. TV에서 생방송을 기다리지 않고, 넷플릭스나 티빙에서 몰아보는 것을 선호합니다. 유튜브에서 뉴스를 보는 게 익숙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경영 여건의 극심한 변화 속에 안타깝게도 두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헌신해온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떠난 분들과 남은 분들 모두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새해 경제 여건도 녹록지 않습니다. 1~2%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두 개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외부 환경을 탓하고, 과거를 돌아보면서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힘들어도 우리가 약속한 꿈, 마켓리더가 되는 꿈을 그룹 탄생 60주년인 2025년에는 반드시 현실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이길 수 있는 체력과 실력을 갖추고 준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변하는 세상과, 그리고 트렌드와 동기화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합니다. 마켓리더에 걸맞게 일하고, 조직 전반에 1등 DNA를 심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중앙다움’입니다.
우리는 이 ‘중앙다움’을 실현하기 위한 ‘중앙답게 일하는 12가지 방법’을 정했습니다. 이 12가지 방법이 우리가 마켓리더를 향해 나가는 기준점이 되어 줄 것입니다.
중앙그룹 임직원 여러분,
지난해 힘든 한해였지만 우리 그룹 계열사들은 마켓리더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습니다. 뉴스브랜드군(중앙일보)은 국내 언론사 중 처음 시작한 프리미엄 서비스 ‘더중앙플러스’ 유료회원 목표치를 조기 달성했습니다.
스튜디오군(SLL)이 제작하고, 스테이션군(JTBC)이 방영한 드라마는 2022년말 ‘재벌집 막내아들’부터 지난해 말 ‘힘쎈여자 강남순’ ‘웰컴투 삼달리’까지 주말드라마 100% 히트라는 괄목할 성과를 냈습니다.
공간사업군(메가박스)이 배급한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 두 편의 영화가 나란히 천만 고지에 올라 극장가를 장악했습니다. 프리미엄 사계절 휴양리조트로 자리 잡은 레저군(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은 젊은 감각의 호텔 ‘플레이스 캠프 제주’를 인수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럭셔리앤드라이프스타일군(HLL)은 1등 브랜드로서 영항력을 더욱 키웠습니다. JTBC플러스는 PGA·LPGA 중계로 광고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신사업을 담당할 법인 ‘PSI’를 설립하며 사업다각화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중앙그룹 가족 여러분,
이런 희망을 결실로 맺기 위해 각 계열사가 새해에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중앙일보는 더중앙플러스를 통해 디지털 부문에서 다른 언론과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조기 달성한 유료 회원 숫자가 더욱 의미가 클 것입니다. 새해 콘텐트 경쟁력을 강화해서 유료 회원을 대폭 늘리고, 사업 구조를 내실있게 다져 디지털 기반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1등 뉴스브랜드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JTBC는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흑자 전환에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보도와 예능, 두 부분이 일어서야 합니다. 보도는 기세입니다. 아젠다를 잘 세워 좋은 흐름을 이어가야 합니다. 뉴스룸 시청률을 톱3 수준으로 올리고, 특히 모바일 체제 전환을 계기로 유튜브와 OTT 등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주길 바랍니다. 예능은 새해 1분기 라인업을 확정하고 2분기 라인업도 조율에 들어간 만큼 ‘킬러 예능’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을 거라 기대합니다.
SLL은 IPO라는 큰 과제를 준비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올해 1등 스튜디오 사업자의 기반을 다지고, 나아가 아시아 넘버1 콘텐트 스튜디오라는 비전에 한발짝 더 가까워져야 합니다.
코로나19 3년간 최악의 상황을 버틴 메가박스는 새해 히트작을 계속 내는 한편 체질 개선과 비용 효율화로 성과를 내야합니다. 플레이타임은 국내 실내놀이터 1위 사업자의 영향력을 굳히는 동시에 베트남과 몽골 등의 해외에서 지점을 늘려주기 바랍니다. 저출산 시대를 감안해 보다 공격적으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해야 합니다.
JTBC플러스는 새로 만든 PSI를 통해 비즈니스 영역을 넓혔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2026년 우리가 중계하는 올림픽이 열릴 땐 국내 최고의 스포츠 비즈니스 사업자로 우뚝 서야 합니다.
HLL은 매거진 1등 사업자의 영향력을 안착시켜 주십시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수익모델을 키워주길 기대합니다. 스튜디오닷과 브랜드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매출을 늘려야 합니다. 또 매거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신규 디지털 IP 론칭에 힘써주길 바랍니다.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는 코로나19 기간 국내 여행 수요 증가로 투숙객이 많아지면서 투자를 늘리고 서비스 질을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해외여행 증가와 경기침체라는 변수가 생겼습니다. 상품과 서비스 고급화를 통해 프리미엄 리조트의 기반을 다져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주길 바랍니다.
중앙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는 가치관의 양극화로 큰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공지능(AI)이 가치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갈수록 극단화하는 세상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공동체는 균형을 잃을 것입니다.
중앙일보와 JTBC는 균형과 통합의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합니다. 여기에 중앙일보의 길이 따로 있고, JTBC의 길, 그리고 영화를 배급하는 메가박스의 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시로 달라지는 현장에 뛰어들어,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탐색하고, 끊임없이 확인하고 수정하는 치열한 과정을 거쳐 최선의 콘텐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불편부당한 자세로 공익과 국민에 이로운 길,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길을 당당하게 제시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국내 최고 종합미디어콘텐트그룹의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했습니다. 지난해는 우리에게 새벽의 끝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좋을 때를 대비하고, 좋을 때일수록 어려울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해 힘든 터널을 지나면서 우리는 좋아질 때를 대비해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전략을 짰습니다.
이제 2024년 갑진년 새해는 좋아지는 일만 남았다고 믿습니다. 올 한해 잘 시작하고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연말에는 다 같이 웃고 덕담 나누길 기대합니다. 새해 임직원 가정 모두에 좋은 일과 건강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월 2일
중앙그룹 부회장 홍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