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60년의 첫 해... 대쇄산업 자리매김, 전 부문 AI 도입 통해 도약할 것"

[2024 신년사] 김정호 한국경제 대표이사

김정호 한국경제 대표이사

한경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올해 창간 60주년을 맞았습니다. 기쁘고 설렙니다.


지나온 60년은 정말 드라마틱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세상에 태어난 1964년, 우리의 1인당 GDP는 고작 100달러였습니다.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던 그런 나라가 이제는 국민소득 3만달러를 훌쩍 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한경은 그 험난하고 고된 성장 과정에서 나침반이자 등대 역할을 맡아 누구보다 앞장서 우리 경제 발전을 선도해 왔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모두 그 자부심에 우리 어깨를 스스로 쓰다듬어 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무척 무겁습니다. 지난 60년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창달>이란 사시 아래 선배들이 땀과 열정, 헌신으로 일궈 놓은 한국경제신문과 한경미디어그룹을 <경제지 시장 1등>을 넘어 <대한민국 1등 미디어그룹>으로 키워 미래의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이 우리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이신문의 침체, 포털과의 힘든 온라인 싸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새로운 플랫폼의 득세, AI시대의 콘텐츠 전쟁… 언론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또 다른 60년을 향한 대장정에 나설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처럼 언론 환경이 심각한 상태로 빠진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극심한 경기 부진 여파로 신문, 방송을 가릴 것 없이 미디어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우리 신문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22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외형과 수익이 뒷걸음질했습니다. 광고시장 한파로 옥외광고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역경 속에서도 우리는 그간 다져온 기초체력을 토대로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올려 평년 수준의 미래를 향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위기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와 신규 사업 발굴, 과감한 조직 개편, 생산성 제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으로 우리의 기초체력을 다져 놓지 않았다면 지난해 우리 실적이 어땠을 지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우리 신문은 무엇보다 꾸준히 유료 독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신규 구독이 크게 늘어 중지 부수를 능가하면서 우상향 곡선을 긋고 있습니다. 아마 신문의 유료 부수가 늘어나는 것은 우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속적인 콘텐츠 및 지면 혁신과 더불어 본사가 독자를 직접 관리하는 국내 언론 유일의 시스템과 체계적이고 과감한 마케팅 노력이 어우러진 덕분입니다.


온라인에서의 성과도 괄목할 만합니다. 포털에서의 점유율은 여전히 선두권이고 유튜브 등 OTT 분야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경미디어그룹의 디지털 오디언스는 1400만명을 웃돕니다.
불황 여파로 TV 닷컴 BP 아르떼TV 등 계열사들의 실적이 전년보다는 좋지 않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 나름대로 선방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매거진은 오히려 흑자 규모를 늘렸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한경L&D는 적지 않은 수익을 내 그룹 경영에 기여했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새로운 60년의 첫 해인 올해에도 우리의 이 같은 노력과 성과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갑진년 새해에는 무엇보다 우리의 본업에 대한 기초 투자가 마무리됩니다. 인천 부평에 건설 중인 새 윤전공장은 창간 60주년 기념일에 맞춰 완공할 예정입니다. 세계 최고 기술의 윤전기 회사 독일 만롤란트-고스가 제작 중인 윤전기는 상반기 중 국내에 반입돼 새 공장에 조립•설치됩니다.


이와 더불어 오늘 아침자 신문 사고에서 공개된 내용입니다만, 우리 회사는 닷새 전 대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영남일보 윤전공장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우리의 첫 지방 분공장입니다.


두 공장은 우리가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 공급하는 모든 신문을 인쇄해내기도 하겠지만, 낙후된 윤전 시설과 인력 부담으로 자가 윤전을 포기하는 많은 신문사들의 수도권 및 지방 인쇄를 대행하며 전반적인 물류 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됩니다. 이른바 <한국 신문산업의 대쇄 허브>가 될 것입니다. 모두 여러분들이 이룬 성과입니다.


60년을 맞은 한경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한계를 뛰어넘는 점프 업 전략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I 도입, One Source Multi Use에 더욱 박차를 가해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창의적인 콘텐츠와 사업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하고 공유하며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도 앞서가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모든 부문에서 AI를 접목하고, 활용도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 개편을 추진 중인 CMS, CTS에도 AI 기능을 대폭 확충해 기자들의 편의성과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이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AI에 맡기고 우리는 보다 고도화되고 부가가치가 높은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오는 4월 CRM 도입 작업이 마무리되면 한경미디어그룹의 고객데이터를 통합 구축할 수 있게 돼 각종 마케팅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집니다. 이에 맞춰 콘텐츠의 질과 다양성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사우 여러분, 저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문화와 예술의 중심>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C-Project>를 추진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약속은 지난해 5월 1월 아르떼 포털 출범과 함께 지켜졌습니다. 아르떼는 출범하자마자 문화•예술계 최고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한경 only 고품격 콘텐츠는 <Online First>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으며, 매거진 BP 아르떼TV 등 그룹 계열사와 공유하면서 <One Source Multi Use>의 모범 사례가 됐습니다. <합스부르크600년전> <빈필하모닉,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초청 공연> 등 대형 공연전시 사업을 통해 문화 비즈니스가 한경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수익도 가져다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16일 개막한 <미셸 들라크루아 전>은 보름 사이에 3만 명이 입장하는 예술의전당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문화전시사업국은 해외 미술관, 박물관, 오케스트라 등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향후 3~4년 뒤의 공연과 전시회의 일정까지 잡아 가고 있습니다.


콘텐츠 생산 방식과 플랫폼 운영 방식, 또 비즈니스의 활용 방식에 이르는 이 같은 독특한 한경의 모델은 한경의 미래를 열어가는 새로운 발전 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미디어마케팅국은 옥외광고 사업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새롭게 인천국제공항 광고사업권을 따낸 데 이어 서울 시내버스 광고사업권도 다시 따냈습니다. 기존 잠실 및 인천야구장 광고 사업과 함께 한경은 이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옥외광고업계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국내 다른 언론사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자 처음 해보는 시도이고 모험이었지만, 치밀한 시장 조사와 사전 설계를 바탕으로 결국엔 성공을 이뤄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인적자원과 역량이 뛰어나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우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이런 성과에 자만하거나 안주할 수 없습니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경기 예측이 불확실해 주요 기업들도 긴축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벼랑 끝으로 몰린 건설업의 위기와 한국 총선,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정치 변수가 우리 경제 및 미디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형국입니다.


그동안 일관되게 해왔던 플랫폼과 콘텐츠 혁신, 사업 구조 개편, 신사업 발굴에 더욱 매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남들이 추격할 수 없는 초격차를 이뤄내려면 끊임없이 사업 구조와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꿔 나가야 합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한경만의 매력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다른 매체에선 볼 수 없는 전문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모든 것이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새로운 60년을 향해 모두 함께 달려갑시다. 후배들에게 어떤 회사를 물려줄 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1등 미디어기업>이라는 목표만 바라봅시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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