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국물 위로 싱싱한 야채가 수북하다. 느타리, 표고, 목이, 팽이버섯과 부추, 단호박 등의 야채가 가지런히 놓이고 한쪽에 굴림만두가 살포시 놓여 있다. 얇게 썰어낸 사태와 목심, 설도 수육이 바닥에서 국물과 어우러져 있다.
국물이 끓어오르고 야채의 숨이 죽을 즈음 고기와 함께 잘게 썬 매운고추를 조금 얹고 초장을 찍어 먹으니 쫄깃한 식감과 얼얼한 맛이 어우러지며 금세 몸이 든든해진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일부러 찾아서 먹는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동에 위치한 ‘곰탕고우고’의 곰탕전골이다.
보통 곰탕이라고 하면 투명한 국물이 담겨 나오는 나주곰탕을 떠올리겠지만 이곳 곰탕은 설렁탕처럼 국물이 뽀얗다. 곰탕이면 곰탕이지 전골이라니 처음 접한 사람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먹다 보면 나주곰탕과는 다른 깊은 맛에 빠진다.
곰탕전골은 끓이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처음엔 국물에 간이 배지 않아 심심하지만 육수가 끓어오르고 야채에서 나오는 채수까지 더해지면 오히려 적당히 간간해 입맛을 돋운다. 거기에 풋고추와 초장의 다진양념으로 매운맛을 더하면 맛은 더 풍성해진다.
밥 한 공기를 추가해 먹을 수도 있지만 자박해진 국물에 라면이나 누룽지를 넣어 먹으면 좋다. 개인적으로는 누룽지를 추천한다. 곰탕전골은 계절에 따라 얹어지는 고명들도 다양하다. 버섯류나 부추 등이 기본이라면 여름 복날 즈음에는 전복이 올라오기도 한다. 기호에 따라 매운 양념을 추가해 얼큰하게 먹을 수 있다. 전골 외에도 수육을 비롯해 육전 등의 다양한 음식들도 많다.
사장님이 손수 만들어 내놓은 깍두기 등의 밑반찬도 집에서 먹는 것처럼 맛있고 푸지다. 모든 음식에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유아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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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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