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06) 봄맞이 풍속, '화전(花煎)놀이' 아시나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화사한 봄꽃이 눈부신 계절입니다. 야생 꽃을 음식으로 만들어 먹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봄입니다. 봄꽃으로 지지는 화전(花煎)은 말 그대로 ‘꽃달임’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봄꽃을 눈으로 즐기면서 향기에 취하고, 시를 지어 감탄했습니다. 거기에다 음식으로 만들어 먹으며 한몸이 되고자 했습니다.


‘화전놀이’는 예전부터 삼월 삼짇날, 들에 나가 진달래꽃으로 전을 부치고 떡을 만들어 먹는 봄맞이 풍속에서 유래됐습니다. 진달래꽃을 따다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둥글게 빚어 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지진 다음 진달래 꽃잎을 얹어 한 번 더 슬쩍 지져 익혀 둘러 먹던 음식입니다.


글을 중시했던 영남 지역에서는 화전놀이에 가사를 짓는 문학적 풍류가 더 보태졌습니다. 화전놀이를 하면서 지은 가사를 화전가라고 하는데 오랜 역사만큼이나 파격적이고도 흥미로운 내용도 많습니다.


화전놀이의 기쁨과 광경, 1년 만에 만난 여성들만의 끝없는 수다 등을 4.4조 운율의 한글 내방가사로 지어 읽고 즐겼던 것입니다. 일 년 중에 단 하루를 여성들이 허가받은 외출을 함으로써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달래고, 여성들의 음식 솜씨와 글재주를 겨루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화전놀이’와 한글로 쓴 여성 집단 치유 문학인 ‘화전가’의 가치는 한류의 세계화 속에서 더욱 빛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맨 위로